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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드아키택트 May 01. 2024

건축 소프트웨어로서의 블랜더

D+33

지난번에 블랜더를 공부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요즘 조금씩이나마 블랜더를 계속하고 있는데, 써보면서 느낀 점을 적어본다


스냅은 다소 미흡하다

건축 모델링은 정확한 수치가 중요하다. 건축인들의 허세인지 모르겠지만 다들 mm 단위까지 다룬다고 주장한다. 시공오차가 cm이지만 엣헴. 아무튼 허세인지 사실인지는 접어두고, 건축 모델링에서 수치는 상당히 중요하다. 그리고 대부분 수직, 수평, 직각의 조합인 건축의 특성상 스냅기능은 상당히 중요하다. 여기서 스냅이란 한 사 각형의 꼭짓점, 한 변의 중심점, 도심 등등이 다른 형상의 그것과 자석처럼 붙는 기능을 뜻한다. 그런 기능이 없으면 0.001mm씩 떨어진 모델링 등등이 생긴다. 그런 오차가 누적되면 나중에 모델은 거의 손쓸 방법이 없을 정도로 쓰레기가 되곤 한다

블랜더 4.0이 나왔을 때 홍보하는 포인트 중 하나는 스냅 기능이었다. 그렇다는 것은 건축쟁이로서 나름의 기대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의 솔직한 평가는 스냅은 되지만 다른 소프트웨어의 그것에 비해 아직은 미흡하다는 점이다. 가령 라이노의 경우, 꼭짓점, 변의 중심점 등등을 동시에 켜놓고 원하는 대로 스냅을 설정할 수 있다. 하지만 블랜더에선 한 번에 하나씩만 돼서 다소 불편했다. 그래서 한 형상의 꼭짓점의 위치와 다른 형상의 한 변의 중심점에 자리를 맞추고 싶을 때 이런 내용은 상당히 어려웠다.


형태스터디를 위해서 좋은 기능이 많다

그러고 보니 블랜더는 원래 무슨 용도였을까.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캐릭터 디자인이나 애니메이션 제작 등등에 쓰이는 것으로 보인다. 용도가 그래서 그랬던 것인지 아니면 기능이 그런 용도에 부합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특히나 매쉬를 다루는 기능은 내가 기존에 해본 모델링과는 상당히 다른 접근 방법이었다. 마치 찰흙을 다듬듯 하나하나 깎아내고 더해가며 형상을 바꿔 볼 수 있었다. 그런 점은 수학식에 기초한 라이노와 같은 프로그램과는 확실히 다른 부분이었다. 산업적으로 최적화된 형태를 당장에 만들어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보는 용도로는 확실히 강점이 있다. 내 지금 수준의 블랜더로 봤을 때, 3D Printing 정도까지가 딱 적합해 보였다.


Geometry node는 꽤나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건축 모델링의 핵심은 반복되는 작업을 효율화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시간을 이용해 창의적인 일에 매진하는 것이다. 좀 더 깊이 들어가면 각 공종별 간섭을 원활히 해결하는 것도 하나의 큰 일이다. 나는 그런 면에서 Parameteric Modeling을 지원하지 않는 건축 소프트웨어는 갔다 버려도 된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손으로 하는 방식으론 도저히 공사속도를 따라갈 모델링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블랜더에 Geometry Node가 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Geometry Node는 라이노의 그래스호퍼처럼 비주얼 스크립팅이다. 그래서 파라마터에 따라 변하는 형상을 정의하고 각 파라미터 값에 따라 해당 결과물이 어떻게 변하는지 테스트해볼 수 있다. 그래스호퍼에 비해 어떤 것이 월등하고 어떤 것이 부족한지는 아직 파악 중이다. 일단 계단을 자동 모델링 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보아 꽤나 높은 수준의 모델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Nurbs는 지원은 하는데...

Nurbs는 굉장히 어려운 말의 약자다. 그냥 복잡한 곡면을 수학식으로 표현했다고 이해하면 된다. 수학식으로 되어있다는 것은 그 해를 구함으로서 복잡한 형상을 실제로 지어지게 만드는 해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을 내포한다. 모든 프로그램은 태생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그런 면에서 브랜더는 Mesh를 잘 다루는 프로그램으로 태어났다. 비록 Nurbs를 지원하기는 하지만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높은 편의성을 제공해주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된 장단점은 계속해서 테스트해봐야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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