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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드아키택트 Apr 30. 2024

거래의 이중적 우연

D+32

약 2년 전 블록체인을 이용해 학문적 성과를 이뤄보려 했다. 그나마 MIT(또 MIT) 강의 중 블록체인을 경제학적으로 접근하는 수업이 있어 들었다. 난생처음 돈의 의미에 대해서 배워보며 금융이라는 것도 상당히 흥미진진한 분야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기회였다. 내용 중 거래의 이중적 우연이라는 말이 나왔다. 과거 돈이라는 매개체가 없을 때, 내가 원하는 물건과 내가 지불할 수 있는 수단이 있을 때, 상대도 내가 지불할 수 있는 수단을 원하고 내가 원하는 물건을 가지고 있어야 거래가 성사된다는 이야기다. 

이런 흥미진진한 인트로를 가지고 오늘은 이직에 대해 조금이나마 얘기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취업 또는 이직을 준비하는 분들이 힘을 얻었으면 한다.


이직은 서로의 요구가 부합해야 한다

거래의 이중적 우연이 말하는 것은 서로의 요구가 부합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내가 아무리 컴퓨터와 건축을 잘해도 회사에서는 그런 인재를 아직은 필요로 하지 않을 수 있다. 반면 그런 인재가 갑작스레 물밀듯 필요해질 때도 있다. 내가 사회로 최초에 나왔을 때 여러 기업에서 Revit 애드인 개발자를 뽑기 위해 C# 등의 스킬이 중요하던 시기가 있었다. 지금은 그것보단 무어라도 AI를 돌리는 게 더 도움이 되겠지만.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은 결코 누군가의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는 뜻이다. 정말 운이 안 좋았다 그것만 말할 수 있다. 왜냐면 아무리 훌륭하여도 서로의 요구가 충족되지 않는 경우를 꽤나 보았기 때문이다.


강력한 무기가 있어야 한다

취업이란 그냥 날 써달라도 떼를 쓰는 곳이 아니다. 내 시간을 대가로 돈을 버는 곳이다. 그러려면 나를 쓰는 게 충분히 유용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자신만의 강력한 무기가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자격증을 그렇게 보기도 한다. 아니면 본인만의 포트폴리오가 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강력한 무기는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는 게 아닌 하나를 제대로 하는 그런 무기였으면 한다.

가령 나는 파사드를 무척 잘 해낼 자신이 있다. 이제는 내 관심사가 적어져 나의 큰 무기라고는 하진 않겠다. 난 이제 잡부가 되어 건축과 관련한 소프트웨어 문제라면 도구를 가리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 그것이 나의 무기다. 말이 좀 길어져서 그렇긴 한데. 아무튼 그러하다. 나는 그중 형상을 다루는 것을 좋아하고 그래도 꽤나 잘했다. 그런 관심을 메인 키워드로 삼고 건축분야, 웹 등등 형상을 다루는 분야는 무엇이든 흡수하는 것이 내 목표이다.

좀 딴 얘기를 했는데 그럼 내가 남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자. 회사란 상당히 정치적인 곳이다. 그래서 어떤 시기엔 문제의 명확한 해결이 필요하기보단 밖으로 보여줄 것이 필요한 때도 있다. 최근에는 AI소스만 발라서 보여줘도 성과가 되는 시대가 되었다. 우리 솔직해지자면 AI를 제대로 하는 사람이 건축에 있을 이유가 없긴 하다. 그러니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싶다면 아름답게 꾸민 AI프로젝트를 하는 것도 최근에 트렌드라고 생각한다.


자기 확신과 자신감을 잃으면 끝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건축분야에서 프로그래밍을 제대로만 해도 관련 기술에 상위 10% 안에 들 수 있다. 프로그래밍이 건축의 본질이냐 물으면 할 말은 없지만, 어쨌든 내가 생각하기에 기술력이란 그러하다. 그리고 프로그래밍 상대를 켬과랑 상대하면 내가 미미해 보이고 해외 자료를 보면 더더욱 미미해 보이지만 그럴 필요 없다. 어차피 여러분보다 잘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자기 확신과 자신감을 가지고 해도 충분하다.

그런 면에서 요즘 시장도 분명 안 좋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경력을 쌓을 수 없음을 한탄하는 이들도 많으리라고 생각한다. 상투적으로 우리 때도 어려웠다는 말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대외 여건이 나쁜 건 맞다. 하지만 불평만 하기엔 우리의 시간은 너무나 아깝다. 나는 그 시간에 무엇이라도 가상의 프로젝트를 해보라고 권장하고 싶다. 그런 작은 것들이 모여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 나가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 쫄보라 유튜브 까진 못했지만 유튜브를 통해 구독자들과 약속하고 이뤄나가기를 한다면 구직자 또는 이직자 입장에서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건설사와 건축사무소가 원하는 기술은 조금 다르긴 하다

건설사는 직접 시공에 참여하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설계 대안을 시뮬레이션한다거나 하는 행위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데이터를 통합하고 관리하는 플랫폼이 더 중요하다. 더 나아가 건물 운영단계에 있어 쓸 수 있는 모델이나 데이터, 운용 시스템 등등이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Autodesk Construction Cloud 및 Autodesk Platform Service 등을 통한 개발이 어느 정도 유효한 이야기가 된다. 디지털 트윈을 원하기도 하는데, 주로 디지털 트윈 얘기만 나오면 게임엔진으로 예쁘게 만들자는 얘기가 자주 나온다

건축사무소는 다양한 설계대안을 탐구하고 최적의 안을 찾아보는 것이 그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일이다. 일사량에 따른 건축의 대안, 평면배치 자동화, 동선분석 등등이 그들이 원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건설사의 요구에 비해 다소 난해하다. 건설사의 요구사항은 공사를 위한 각종 지원을 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꽤나 단순하지만 건축사무소의 그것은 굉장히 다양하고 포괄적인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언제나 예쁘게 엔딩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엔지니어 하나가 감당하기 어려운 내용들도 다소 포함하고 있다. 건축사무소의 이런 니즈는 내 생각엔 2017년에 대두되었던 Generative Design만 제대로 이해하고 구현할 수 있어도 풀 수 있는 문제다. 그리고 안타까운 건 Generative Design도 제대로 탐구되지 않은 상태에서 AI를 하자고 하기 때문에 너도 나도 뭘 말하는지 모르는 사태가 많을 것이다.

건축사무소와 건설사의 니즈가 다른 것을 토대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라고 생각한다. 데이터 관리 측면에서 대시보드를 깔끔하게 만드는 측면으로 가든지, 아니면 이러한 시각화를 위해 데이터를 잘 다루는 방향, 데이터를 통해 AI를 개발하는 방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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