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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드아키택트 Apr 28. 2024

글쓰기 한 달을 돌아보며

D+30

코드아키택트라는 이름으로 한 달여간 글을 썼다. 그간의 시간을 축하하고 앞으로 잘 써나가기 위해 생각나는 내용을 적어본다. 


하루에 딱 30분만 글을 쓰자

나의 글의 퀄리티가 독자들에게 어땟을지 모르겠다. 그것은 아마 "좋아요"와 "통계"가 대신 답해주고 있을 것이다. 나는 글을 쓰되 한 가지만 지키기로 했다. 딱 30분만 글을 쓰기로 한 것이다. 이전에 글을 쓸 땐 너무나 원대한 목표 거나, 너무 시시해서 글을 꾸준히 써나가지 못했다. 이번에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30분은 글을 써 내려가보자라는 마음 하나로 글을 계속해서 써왔다. 

대부분의 날은 분량을 제대로 정하지 못해 결론이 애매하게 끝났다. 그럼에도 하루하루 목표를 이뤄냈다는 사실에 만족한다. 


글쓰기는 독자와의 약속이자 나와의 약속

글쓰기가 나와의 약속이 되는 날도 있었고 독자와의 약속이 되는 날도 있었다. 독자와의 약속이 되는 날은 좋아요가 많이 찍힌 날이었다. "아 그래도 이렇게 많이 눌러주니 글을 써야겠다"라는 마음으로 글을 신나게 쓰게 된다. 반면 그렇지 못한 날도 더럿 있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날이 갈수록 연재 시간이 밤늦게였으니 확인을 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좋아요가 많지 않은 날에는 순간적으로 "글쓰기를 그만둬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난 이 글을 통해 최소한 "꾸준함"이라는 호칭을 나에게 부여하고, 책을 낸다는 목표가 있었기에 포기할 순 없었다. 

그 덕에 아직까진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쓰고 있다.


글쓰기 주제는 생각보다 빠르게 떨어진다

타이슨이 말했다. 누구나 계획은 있다. 처맞기 전까진. 어떤 일이든 생각만으로는 쉬워 보인다. 하지만 막상 해보면 생각과는 천지차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매일매일 떠오르는 생각이 과연 다를까. 내가 정한 주제와 부합하는 글일까 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게 되고 그럼에도 글을 계속 써야 한다. 많은 유튜버들이 메인콘텐츠하다가 왜 딴소리를 하기 시작하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이 명확해진다

배움의 단계 중 가장 높은 것은 누군가에게 설명할 때라고 했다. 항상 부족하고 야매에 머무는 지식이었지만 그래도 뭐라도 쓰다 보니 내가 뭘 알고 모르는지 명확히 할 수 있었다. 아마 내가 쓴 글 중 힘이 없어 보이는 것이 있더라면 그것은 나의 뇌피셜을 섞어 내느라 나 자신도 많은 부분을 소설로 써서 그럴 것이다. 좀 더 깊이 있게 무엇을 이야기하려면 하나의 단어에 대해서 몇 화에 걸쳐 이야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활동을 병행해야 글감도 늘어난다

요즘엔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건축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라는 이름을 달았고, 이와 관련된 깊은 이야기를 하려면 관련된 개발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그 과정에서 느끼는 생생한 감정과 삶의 현장을 남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것이다. 회사에서 하는 일은 쓰다 보면 "아 이거 큰일 나겠는데"싶고, 집에서 하는 알고리즘 공부는 "아 이건 내가 이해가 안되는데"싶은 나날이 많다. 어쩌면 내가 위에서 던진 떡밥처럼 하나를 진득이 잡고 이야기를 해보면 다를지도 모른다.


내 정체를 눈치챈 이들이 생긴다

한국 시장은 정말 작다. 미국이야 땅덩어리가 커서 서쪽 끝에 사는 녀석들이 동쪽 끝에 사는 녀석들을 저격하고 디스 하면서 랩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 정말 작다. 일본에서도 일해본 나의 경험으로는 정말 너무 너무나 작다. 사실상 서울에 모든 게 몰빵 되어있는 현실에서 입을 잘못 놀리면 1시간 30분 안에 잡힐 수 있다는 뜻이다. 

내 경우는 다행스럽게도(?) 나의 가장 친한 지인이자 친구가 포착했다. 사실 그도 맨 처음에는 다른 사람이 쓴 것으로 착각했지만, 그에게 나는 "그거 내가 쓴 거야"라고 이야기해 줬다. 약용 선생이 말씀하시길 내가 쓴 글이 저잣거리에 떨어져도 문제가 없도록 쓰랬는데, 나를 반성하게 된다.


구독자가 늘어난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 일단 구독자가 늘어난다. 하다못해 밥 먹는 것만 올려도 구독자가 늘어난다. 물론 밥도 일식인지 양식인지 한식인지, 고급인지 가성비인지 타깃이 명확해야 잘 늘기도 하지만. 내 경우엔 건축과 소프트웨어의 결합이라는 주제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꾸준히 구독을 눌러주는 것으로 보인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현재 컴퓨터의 기초부터 다시 탄탄히 하고 있으니 이분들에게 보답할만할 콘텐츠를 만들어야 할 의무감을 느낀다. 이런 모멘텀을 계속해서 이어가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긴다.


지금 콘텐츠를 쓰며 다음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지금이 먼저가 된다

나는 메뚜기 같은 속성이 있다. 그래서 이게 좋아 보이면 이걸 하고, 저게 좋아 보이면 저걸 하는 그런 습성이 있다. 내가 만약 이 글에 책임을 지고 있지 않았더라면 메뚜기처럼 깡충깡충 뛰어다녔을 것이다. 그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나 다만 뭔가를 이루는 성취감을 떨어졌을 것이다. 무언가 책임을 진다 또는 약속을 한다는 것이 내가 꾸준히 무언갈 해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점이 재미있다.


그래도 내가 생각한 꾸준함은 확실히 얘기할 수 있다

정말 친한 사람들에게는 내가 글을 쓰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한 달간 글을 쓰면서 생생히 느꼈던 것을 그들에게 전할 수 있다. 또한 누군가에게 얘기할 때 "내가 꾸준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라는 말보다, "나는 내가 꾸준할 수 있는지 시험해 보고 싶었고, 아직 한 달간은 글을 쓰고 있어"라고 더 구체적으로 나를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아무런 돈도 들이지 않고 내가 나 자신을 위한 칭호를 만들어 내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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