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

우리는 고작 95일 사랑했다.

by Do what you wanna do

[첫 만남, D-100]

"우리는 만나게 된 것 자체가 기적이야."


우리는 어플로 만났다. 그리고 *새해버프가 아니었다면 애초에 이뤄지지 않았을 인연이었다.

(*새해버프 : 새해를 맞이하여 새로운 마음가짐과 다짐을 지니는 일)


어플로 사람을 만나는 것에 미심쩍었던 나는 '새해엔 내가 절대 안할것 같은 일을 해보자' 라는 다짐 때문에,

내년에 앞자리가 달라지는 그는 '올해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자'라고 마음 먹은 덕에

그렇게 각자가 세운 새해버프 탓에 우리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또 지독하게 어긋날 운명이었던게

나와의 매칭 전 그는 이미 한 번의 거절을 당하고 앱을 지우려 환불 절차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그런 그의 마지막 접속일이 이틀 전인 걸 보고 내 매칭 신청을 아예 보지 못할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한 시간… 두 시간… 시간이 지나도 아무 소식이 없자 나는 '아, 역시 아니구나' 하며 체념하고 어플을 잊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시작도 못해본 아쉬움이 커져갔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기전 어플을 다시 접속했다.


그런데 아뿔사 !

몇시간 전에 우리는 매칭이 이미 되었었고, 그에게 두 차례 메시지가 와있었던 것.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만날 약속을 잡아야 하는데 답변 부탁 드려요."


내가 메세지를 확인했을 때는 이미 그의 마지막 메세지가 온지 3시간이 지난 시점이었고

왠지 기분이 상해보이는 딱딱한 그의 말투를 보며

'큰일났다. 어쩌지!' 하는 생각에 허겁지겁 답변을 늘어놓았다.


" 앗 죄송해요. 알람이 안울렸어요!!!"

" 확인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언제 시간 되세요?"


알람이 오지 않은 걸 어플 탓으로 돌리며

어쩌면 운명일지도 모르는 내 인연이 시작조차 못 해보고 끝나 버리는건 아닐까 조마조마 하며

그렇게 그의 답장을 기다렸다.


서울에 사는 여자와 고양에 사는 남자

연하는 절대 안만나겠다던 여자와 연상을 만나는건 생각도 안해봤다는 남자

이렇게나 다른 우리의 운명같은 인연이 시작되었다.




"운명인건가?"

'아니, 처음부터 우린 만나선 안 될 운명이었어.'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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