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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음식

제주 7대 향토음식

by 인유당 Dec 12. 2024

제주도의 별미음식은 대부분 해산물을 이용한 것이에요. 2013년에 도민들 공모로 제주의 7대 향토음식을 선정했어요. 제주도의 많은 음식들 중 이 7가지 음식을 중심으로 설명할 건데요, 자리물회, 갈칫국, 성게국, 한치물회, 옥돔구이, 빙떡, 고기국수의 일곱 가지 중 다섯 가지가 해산물을 이용한 음식이에요.

자리는 제주도 인근에서 잡히는 도미의 일종인 작은 생선이에요. 이 생선을 식초에 담가 뼈까지 잘게 썰어 부추, 미나리, 오이를 넣고 된장으로 무쳐 찬물을 부어 만듭니다. 여기에는 제피 혹은 초피라고 부르는 향이 나는 채소를 넣어 먹기도 하는데요, 자리의 비린 맛을 제거하여 맛도 좋아지지만 살균작용이 있어 여름철 날생선을 먹을 때 있을 위험을 줄여줍니다. 식물의 약용작용을 이용한 삶의 지혜이지요. 제주도의 물회는 된장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에요.     

그다음은 갈칫국입니다. 가을철에 나는 갈치에 가을철의 늙은 호박을 넣은 것이 최고로 맛있는 음식이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예요. 은갈치에 늙은 호박을 넣고 끓인 국으로 재료가 싱싱하기 때문에 조리가 가능한 음식이며 제주도에만 있는 별미입니다.     

세 번째로 소개할 음식은 구살국이라고 부르는 성게국이에요. 보리익을 무렵이 가장 맛있다고 하여 이때의 성게를 '보리성게'라고 부릅니다. 5월에서 7월까지가 제철이지만, 안타깝게도 기후위기와 환경오염 등으로 채취량이 많지 않아 가격도 많이 오르고 맛보기 어려운 음식이 되어가고 있어요. 또한 채취량이 적고 까기가 어렵기 때문에 구살국에서 인심 난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예요. 미역을 함께 넣고 끓이며 성게에는 특유의 바다향이 깊이 나기 때문에 국 한 모금만 마셔도 바다를 들이켜는 맛을 느낄 수 있어요.     

다음은 한치물회인데요, 한치가 쌀밥이라면 오징어는 보리밥이고 한치가 인절미라면 오징어는 개떡이다라는 속담이 있어요. 제가 지금 음식설명하면서 속담을 자꾸 이야기하게 되는데요, 속담이라는 것이 사람이 살면서 생활의 지혜나 하고 싶은 말을 빗대어서 하는 것이지요. 음식에 관한 속담이 많다는 것은 음식이 사람의 생활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죠. 다시 한치로 돌아와서 한치를 쌀밥, 인절미 등으로 하여 오징어보다 더 고급어종임을 은연중에 말하고 있어요. 오징어보다 조금 작고 다리가 짧아요. 살이 연하고 부드러우며 맛은 담백합니다. 한치물회는 잘게 썰어 야채를 넣고 된장을 풀어 만듭니다.     

옥돔구이 차례가 왔어요. 제주에서 옥돔은 특별한 자리를 차지해요. 제주에서는 옥돔을 특별히 '생선'이라고 부르는데요, 그러니까 생선 가져와라라고 할머니나 어른들이 말씀하시는 건 옥돔을 가리키는 말이에요. 제주에서는 옥돔만이 생선이었던 것이죠. 옥돔은 배를 갈라 내장을 제거하여 소금을 뿌렸다가 2일쯤 햇빛에 고들고들하게 말려 참기름 살짝 발라 구워 먹으며 왕실 진상품이기도 했어요. 맛이 담백하고 은은해요. 서귀포 지역에 가면 솔라니라고 부르는데 빙떡이라는 조금 후에 설명할 음식에 이 옥돔구이를 곁들이면 심심한 빙떡에 간이 딱 맞습니다. 고급생선이고 뼈가 단단하여 주의해서 먹어야 합니다.     

빙떡에 솔라니의 그 빙떡을 먹어봅시다. 제주도는 지역이 넓으며 예전에는 교통이 발달하지 않아 지역 간 교류가 적었던 편이어서 같은 음식이나 사물도 부르는 이름들이 지역마다 다릅니다. 빙떡은 전기떡, 정기떡, 쟁기떡, 멍석떡 등으로 부릅니다. 여러 음식 이름이 존재한다는 것은 또한 제주도의 각지에서 이 음식을 먹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메밀가루를 반죽해서 만드는데요, 메밀 하면 강원도를 떠올리게 되죠. 강원도 음식으로 막국수가 있고 메밀 음식이 강원도에서 많이 발달했다는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을 거예요. 강원도의 음식점에 가면 메밀총떡이라고 해서 신김치를 넣은 일종의 김치만두처럼 생긴 음식을 맛볼 수 있어요. 길쭉하게 생긴 것이 이 강원도의 메밀총떡과 비슷한데 맛이 아주 다릅니다. 잠깐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갈 건데요, 강원도 하면 메밀이 떠오르는 건,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이라는 소설의 영향도 있지만, 강원도는 특화작물이 그다지 많지 않아 메밀을 알리는데 총력을 기울인 결과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메밀 생산량 1위는 제주예요. 심지어 제주도에서는 2 모작, 즉 1년에 2번 수확도 가능해요. 그런데 제주도에는 메밀 말고도 특화작물, 1등 생산량 작물이 많아요. 겨울철에 월동작물도 거의 제주도에서 재배되고 당근, 브로콜리, 콜라비, 초당옥수수 등등 당장 생각나는 것만 해도 이렇게 많으니 '메밀'만 알리지는 않게 되죠. 하여간 메밀 생산 부동의 1위는 제주이고 메밀이 제주의 자청비신화에도 등장하니 메밀이 들어간 다른 음식, 꿩메밀칼국수, 메밀조배기, 메밀묵적 등을 보면 반가워해주세요. 다시 빙떡으로 돌아옵니다. 빙떡은 메밀반죽을 얇고 둥글게 프랑스의 간식 끄레뻬 모양으로 부쳐서 안에 무, 콩나물, 팥고물 등을 넣어 돌돌 말아서 만듭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심심한 맛이어서 맵고 짠맛에 길들여진 현대인의 입맛에는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고 처음 먹어서 맛있다고 느끼기는 어려워요. 그러나 여러 번 먹어보면 은근히 중독성이 있어 생각납니다. 특히나 옥돔구이를 먹는 날에는 생각납니다.

마지막으로 고기국수입니다. 돼지고기 삶은 국물에 대체로 중면이라는 조금 굵은 국수에 삶은 돼지고기를 얇게 썰어 올립니다. 밀가루가 보급된 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앞에 소개한 음식들보다 그 역사가 가장 짧은 음식이라고 하겠습니다. 다른 지방에서는 돼지고기국물을 잘 이용하지 않지만 제주지역에서는 돗궤기국(돼지고기국), 육개장(돼지고기육개장), 접착뼈국, 몸국 등 돼지고기 국물을 이용한 음식이 많은 것도 하나의 특색이에요. 삶은 콩나물을 곁들이기도 하고 간은 청장이라고 하는 국간장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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