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팔가 광장
만약 당신이 꽤 오랜 시간 여행을 하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 된다면,
어떤 기분을 느낄 것인가?
다음날 버킹엄 궁전 앞으로 향했다. 왕실 근위병들의 교대식을 보고 싶었다. 몇 시간에 한 번씩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근위병들의 모습을 보기 위해 큰길을 따라 줄 서있었다. 경찰들이 말과 자전거, 오토바이를 이용해 관광객들 사이를 누비며 근위병들의 행진을 도왔다.
근위병들의 행진이 끝나는 곳, 버킹엄 궁전을 등지고 그대로 걸어가면 트라팔가 광장이 나온다. 넬슨 제독 기념비가 있는 이곳은 내셔널 갤러리의 앞 광장이자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광장이기도 하다. 런던의 한 복판에 있으며 대부분의 런던 버스들이 이 광장을 향한다. 각종 공연을 하며 런던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이곳에서 현지를 만나기로 했다.
그녀는 이미 익숙해진 런던에서 가장 보여주고 싶은 곳들이자, 본인도 안 가본 곳을 데려가겠다고 했다.
그곳은 바로, 비틀즈의 앨범 사진으로 유명한 애비로드였다.
사진 좌측에 보이는 흰 건물은 비틀즈의 기념품을 파는 가게다. 비틀즈 세대는 아닌지라 아는 노래도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이 도로는 잘 알고 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서있었고, 모든 차들은 서행했다. 하지만 워낙 통행이 많은 곳인 것 같았다. 좀처럼 단독 사진을 찍기는 어려워, 몇 번의 시도 끝에 적당히 사진을 찍고 런던 시내를 돌았다.
피카딜리 서커스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명품거리이자 명동거리인 리젠트 스트리트가 나온다. 이런저런 런던의 이야기를 들으며 곳곳을 누볐더니 금방 해는 졌고, 날은 추워졌다. 템즈 강을 향했고 타워 브리지를 끝으로 이 날의 만남을 마무리했다. 현지와 일정을 맞춘 것은 아니지만 바르셀로나에서부터 이미 런던에서 만나기로 약속했었다. 이 날은 나의 런던에서의 마지막 밤이었고, 그 밤을 좋은 친구와 함께 해서 기뻤다. 현지가 시간이 된다면 다음날 식사를 하고 한국에서 다시 만나자고 했고, 나는 흔쾌히 그러자고 했다. 그렇게 여행의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