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랑선 Apr 15. 2024

초보자의 페어 원정기

그렇게 사업은 시작되었다

처음 참가하게 된 핸드메이드 페어에서 과연 어떠한 성과를 내었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생각한 것 이상으로 대성공을 거두었었다. 처음 목표로 잡았던 본전 찾기는 물론 나의 사업아이템 선정이 실패가 아님을 금전적으로 증명받게 되었다. 준비해 간 수량이 모자라 페어 마감 후 집에서 늦은 밤까지 추가 작업하여 다음 날 판매하기도 하였으니 이보다 더 뿌듯할 수가 없었다. 성격 상 호객행위를 한다던지 손님들에게 말을 먼저 붙이지 않다 보니 과연 반응이 있을까 싶었는데, 부스를 사람들이 편안하게 방문할 수 있게 부스 내부에 작은 전시공간을 만들어 가까이 볼 수 있도록 유도하였고 그것이 지금 혹은 나중에 구매로 이어지게 되었다. 판매가 완료된 전시품에 관해선 추가로 예약을 받아 추가금 없이 무료배송으로 받아 볼 수 있게 예약판매도 받았었다.



페어 그 후

 페어 내에서의 성공이 이 정도였고, 그 후 한 달 동안은 미리 예약받았던 작업들과 명함을 주고받았던 업체들과의 연락으로 정신이 없었다. 거기에 붕 뜬 기분을 가라앉히는 시간도 가졌었다. 생각한 것보다 잘된 탓에 기분만 들뜨고 수입으로 계속 이어지지 않으면 백수와 다름없기 때문에 현실로 돌아와야 했다. 주고받았던 명함에서 실제 거래나 콜라보 작업이 이뤄진 곳은 10% 정도뿐이었다. '이게 현실이구나'를 느끼게 된 순간이었다. 페어 후 2주 정도는 들뜬 기분과 설레는 마음에 업체들 연락만 기다렸는데, 뜬구름에서 내려오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수입이 없어질 거란 불안감에 초조해하며 나 자신을 재정비해야 했다.



너무나 감사한 10%의 사람들

 페어에서 알게 된 사람들과 직접적으로 일을 하게 되면서 피부로 피드백을 많이 받았었다. 난 페어에서 갓 데뷔한 초보 작가였기 때문에 부족한 점들이 많았다. 나를 홍보할 줄도 몰랐고, 제품을 이쁘게 보이는 방법도 잘 몰랐다. 패키지를 디자인하여 제작하고 싶어도 최소 1,000개부터 만들어야 가능한 부담스러운 가격 때문에 망설여졌었다. 이런 아쉬움들은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 이때 페어에서 나에게 명함을 건네주며 나를 선택해 준 10%의 사람들의 조언들이 나의 작업을 한 단계 성장할 수 있게 큰 도움을 주었다. 그때 그분들이 없었다면 아마추어 작가로 살다가 다시 회사로 돌아간 패배자가 되어 있었을 수도 있다.



언제나 감사히 최선을 다해서

 사람은 어디서 만날지 모르니 항상 친절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너무나 쉽고 당연한 말이지만 사람인지라 그 간단한 진리를 금방 까먹게 된다. 거기에 사람 많고 정신없는 페어에서 만났던 스치듯 만났던 사람들을 기억하기란 쉽지 않다. 과연 다시 만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신기하게도 다시 만나게 되었다. 

회사를 다니며 주말에 플리마켓을 다니던 시절 만났던 손님을 우연히 나의 첫 페어에서 만나게 되었고, 그 인연으로 sns친구가 되어 서로의 소식을 접하며 응원하는 사이가 되었다. 나의 두 번째 페어였던 부산에서도 신기한 인연들을 많이 만났었다. 서울 페어에 직접 오시진 못하셨지만, 나의 작품들을 인터넷에서 보았고 그 작품들을 보러 직접 부산으로 오셨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일부러 나를 보기 위해 찾아와 주셨다니... 작품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가는 것은 힘이 드는 일이지만 이러한 마음들이 모여 작업의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다.



나에게 페어란 나의 가능성을 금전적으로 확인시켜준 감사한 이벤트였다.
나의 사업에 대한 확신이 있지만 이를 사람들이 좋아할까? 확인받고 싶을 땐 페어를 참가하라고 추천한다. 대신 실패할 경우 너무나 매서운 현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자기 확신과 통찰력이 분명히 섰을 때 하라고 추천하고 싶다.


이전 08화 나만의 아이템 살리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