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즈음의 아들과
육십 갑자의 어머니가
함께 걷는 길
아들이 가야 할
삼십 년을 아는 엄마는
삼십 년 동안 겪어야 할
아들의 인생길이 눈에 선하여
마냥 안쓰러운데
자기가 걸어야 할 삼십 년은
알 수가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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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 세가 된 아들과 환갑을 코 앞에 둔 엄마가 같이 걷는다.
어깨 하나보다 더 큰 아들이 마냥 대견하지만 엄마의 눈시울은 시큰거린다.
많이 컸구나. 이제 떠나가겠구나.
인생이 녹록지 않음을 알아버린 엄마는 아들이 살아갈 인생길이 순탄치 않을 것을 알기에 안쓰럽다.
엄마가 걸어온 길을 모르는 아들은 엄마가 걸어가야 할 길도 모른다.
엄마도 자기의 남은 길 앞에서는 막막하고 두렵다는 것을 아들은 알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