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을 닦으며
내 속의 나를 찾는다
최초의 나
오염되지 않은 나
섞이지 않은 나를 찾는다
지금의 나는
얼마나 멀어졌을까
지금의 나는
얼마나 얼룩졌을까
얼마나 많이 닦아내야
얼마나 많이 걷어내야
처음의 나를
볼 수 있을까
처음의 나로
돌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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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도 오래되니까 흐려지고 얼룩이 생긴다.
새 거울이었을 때는 모든 것이 환하고 밝게 보였는데...
눈이 흐려졌나 비비고 봐도 흐릿하다.
먼지가 앉았나 닦아봐도 여전히 흐릿하고 얼룩도 그대로다.
먼지로 앉았다가 시간이 쌓이면서 거울과 하나 되어 얼룩으로 남아 버린 것이다.
거울을 닦으면서 생각한다.
나는 처음의 나에게서 얼마나 멀어졌을까.
깨끗하고 순수했던 나는 얼마나 흐려지고 얼룩졌을까.
거울을 닦으면서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오염되지 않았던 나를 볼 수 있을까.
어떻게 닦으면 본래의 나에게로 갈 수 있을까.
최초의 나, 본연의 나로 돌아가는 길은 무엇일까.
어디쯤 가야 처음의 나를 찾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