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은 이렇게 말했다. “모든 승리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찬란한 승리는 자기 자신을 이겨내는 것이며, 모든 패배 중에서 가장 수치스럽고 비참한 패배는 자기 자신에게 지는 것이다. 이는 인간에게는 모두 자기 자신이라는 적이 있음을 의미한다.”
‘인생의 모든 고통에 대한 해답은 철학에 있다’고 얘기하는, 프랑스 철학자의 책 『철학의 쓸모』 중에서.
중앙일보 아침의 문장, 2024.8.28(수) 28면.
아직 읽지는 않았지만 저자와 책의 내용이 궁금해서 검색을 해보았다. 프랑스 철학자는 로랑스 드빌레르라는 찰학과 교수였고 『철학의 쓸모』는 2024년에 발표되었다.
이 책이 궁금해진 이유는 " 인생의 모든 고통에 대한 해답은 철학에 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철학자에 대한 반감 때문이었다. 인생에게 질문만 던지고 해답은 각자 찾으라는 것이 철학이라고 생각하던 나에게 당당하게 철학의 효용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누구일까 의아했다. 아직 책을 읽어보지 않았지만 철학자의 자신만만한 도발이 나를 움직였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오래 산 사람들은 모두가 철학자라는 생각을 한다. 삶과 세상에 대해, 그리고 인생에 대해 조리 있고 짜임새 있게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나름대로 이것이 인생이구나, 이것이 이치구나 하는 것을 깨닫는 나이가 온다.
플라톤이 말했다는 자기를 이기는 것이 진정한 승리라는 것을 깨달을 때에는 외부로부터의 시선을 내면으로 옮겨갔을 때이다. 자기를 이기는 것, 자기에게 지는 것, 가장 쉬울 것 같으면서도 가장 어렵다. 핑계 댈 수 없으니까 가장 어렵다.
나의 적은 나다. 나의 외부가 아니라 나의 내면이다. 내면에서 솟아오르는 온갖 부정적인 것들, 이것들이 나의 적이다.
나의 동지는 누구인가. 이것 역시 나다. 나만이 아는 진정한 승리는 나를 이겨냈을 때의 승리이다. 그 승리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아무도 몰라도, 혼자서 은근히 미소를 머금게 하고 가슴 가득 차오르는 충만함을 느끼게 한다. 소유에서 오는 만족이 아니라 깨달음에서 오는 만족이다. 외부에서 오는 기쁨이 아니라 내면으로부터 솟아나는 기쁨이다. 누구도 빼앗을 수 없고 누구에게도 빼앗길 수 없는 승리는 바로 나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