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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우리나라!

by 선희 마리아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하지,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길 원하지 아니한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기를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경제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충족할 만하고, 우리의 무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백범 김구의 말. 독립운동가 45인의 말을 담은 『우리는 나라를 회복할 것입니다』에서 인용했다. 중앙일보 아침의 문장, 2025.8.12(화)

신문에서 이 문장을 읽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잿빛 두루마기에 동그란 안경을 썼던 김구 선생님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이 나라가 어떤 나라이냐?

이 자유가 어떤 자유냐?

이 풍요가 어떤 풍요냐?


나라를 빼앗긴 그 어려운 시절, 동가식 서가숙하며 자신을 제물로 바친 선조들의 나라가 아니냐?

일 년 삼백육십오일 쉬지 않고 희생한 선대의 땀과 눈물이 어려 있는 나라가 아니냐?

청년들의 목숨으로 쟁취한 민주주의의 나라가 아니나?


나라도 되찾고, 민주주의도 과하고, 경제도 넘치는 지금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 현재 누리는 편안과 풍요와 안락에 오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날마다 따끈한 소식들이 오고 가고, 뉴스를 들으면 입가에 미소가 절로 스며 나오고, 누구에게랄 것 없이 고맙고 감사하다고 고개 숙이고 싶은 그런 자랑스러운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세상에서 가장 부강한 나라가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우리나라였으면 좋겠다. 세상에서 가장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나라가 우리나라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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