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만큼 왔니?
어디에서 왔니?
어떻게 살아왔니?
누구와 같이 왔니?
지나온 길,
뒤돌아 보니
돌아와서 멀었던 길.
힘들었지만 소중한 길.
후회스러워도 갈 수 없는 길.
그리웁지만 가고 싶지 않은 길.
머리띠를 묶으며
가야 할 길,
남은 길,
주어진 길,
바라보며
어디만큼 갔니?
어디 가고 있니?
어떻게 가고 있니?
누구와 함께 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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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집에 가거나 밤길을 갈 때, 심심하고 무서워서 하던 놀이가 있었다.
어디만큼 왔니?
당당 멀었다
어디만큼 왔니?
당당 멀었다.
끝없이 주고받는 ' 어디만큼 왔니? 당당 멀었다' 노래 끝에
다 왔다!
했을 때의 기쁨과 안도감.
정말로 다 온 것을 몰랐을 때도 있었고 알면서도 모른 척할 때도 있었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스스로 물어볼 때가 많았다.
얼마만큼 왔을까.
제대로 왔을까.
살아온 날보다 살 날이 더 짧은 지금도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얼마만큼 남았을까
얼마만큼 더 살아야 할까.
언제쯤 '다 왔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
**2월부터 시작한 <시가 있는 에세이 2>의 연재를 마무리합니다. 꽤 긴 시간이 흘렀네요. 그동안 꾸준하게 읽어 주시면서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1년도 안 되는 기간에도 마음의 동요가 꽤 있더군요. 한결같기가 이렇게 어려운 것인가 하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잠시 충전하고.... 글을 쓰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때 다시 펜을 들겠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늘 너그러이 보아주신 것에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