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안부

by 선희 마리아

아버지,

잘 계시는지요

평안하신지요


아버지,

생사가 갈린다는 것이

이런 것이군요

아버지와 제가


사는 곳이

다르다는 거군요

아버지와 제가


다시는

대화를

나눌 수 없다는 거군요

아버지와 제가


다시는

손을 쓰다듬고

머리를 만지면서

장난을 할 수 없다는 거군요

어쩌다

아버지의 새 집에 가도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거네요

아버지,


평안하세요.

안녕히 계세요

보고 싶습니다.


---------------------------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10년이 되었다.
이제는 잊을 법도 한데.....
가슴 깊은 곳에 항상 고여 있다.

세상 어디를 둘러봐도 찾을 수 없는 것.
그것이 사별이다.

살아 계실 때 잘해 드리지 못한 후회가 크다.

하지만,
살아 오신다면 잘해 드릴 자신이 있나?

항상 그렇다.

부모는 넘치고,
자식은 부족하다.

이게 이치인가.

어버이날,
빨간 카네이션을 들고 무덤으로 간다.
아버지의 새 집을 찾아간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