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선희 마리아 Jul 22. 2024

뭐 하나

뭐 하나 물어봐도 돼요?
 
물어보고 싶은 것이
어찌 하나 뿐이겠으랴
 
알고 싶은 것이
어찌 한 가지 뿐이겠으랴
 
너에 대한
모든 것, 모든 일,
순간의 깜빡임까지도
모두 알고 싶은데.


------------------------

모래시계'라는 불후의 명드라마가 있었다. 최민수와 고현정이 주연으로 등장하고 이정재가 고현정의 보디가드로 데뷔했던 작품이다. 내용은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다룬 것이어서 암울하고 어두웠다. 그런데도 젊고 풋풋한 배우들의 사랑과 아픔이 절절하여 보는 이들의 가슴을 저리게 하였다.


나는 드라마를 볼 때 배우를 중심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배우들의 연기를 유심히 보는 편이다. '모래시계'에서도 최민수가 연기한 태수와 고현정이 분한 혜린에 완전 빙의되어 보았다. 태수와 혜린의 사이가 막 옅은 분홍빛으로  물들어 갈 무렵, 혜린이 개울에 놓여진 징검다리를 폴짝폴짝 건너면서 태수에게 던진 말이 "나, 뭐 하나 물어봐도 돼요?"였다.


상대에 대한 관심과 궁금의 표현, 아니, "나, 당신에게 관심 있어요"라는 뜻일 것이다. 그 후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나, 뭐 하나 물어봐도 돼요?"로 사랑이 시작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어찌 알고 싶은 것이 하나뿐이겠는가. 그 사람의 숨소리, 눈짓, 표정까지도 모두 알고 싶은 것을...


그리고 또,  "나, 뭐 하나 물어봐도 돼요?"라고 시작되는 관계가 얼마나 많은 것을 알게 하고  많은 시간을 공유하게 하고 많은 일들을 함께 겪어야 하는 것을 알았더라도 그 질문을 던지게 될까 생각해 본다.

이전 10화 터미널 대합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