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으로 겪게 되는 라오스 생활
라오스를 여행 오는 관광객이라면 겪지 않을 일이다.
하지만, 라오스에서 생활을 오래 하게 되면, 특히나 차량을 운전하게 되면 겪는 일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교통경찰과의 실랑이이다.
라오스는 세계의 부패국가 순위를 나타내는 부패지수 순위에서도 항상 악명이 높다.
부패순위가 높다고 해서 그 정보와 현실이 100퍼센트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라오스의 경우에는 부패지수 순위의 명성에 맞는 생활정도가 아닐까 한다.
그런데, 6개월, 1년, 그리고 더 시간이 흐르는 시간 동안 라오스에 있으면서 배운 것은 이것을 단순히 '부패'라는 걸로만 설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먼저, 라오스에서 운전을 하다 보면, 도로 곳곳에 교통경찰의 초소가 있고, 초소가 없는 곳이라 할지라도 나무 밑 그늘이나 상인들이 쉬는 장소 등에 경찰들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경찰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자국민과 외국인을 검문하거나 꼬투리(?)를 잡는데, 라오스 현지인들도 교통경찰과의 실랑이에 많이 지쳐하기도 한다.
특히, 라오스 차량을 보면 번호판으로 외국인이 타는 차량인지, 소속이 어디인지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흰색, 노란색, 파란색, 푸른색 등등 번호판 색깔이 다르고, 라오스어로 쓰인 번호판으로 구분이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렌트 차량(외국인의 경우 차량을 구매할 수 없으니 차량을 렌트해야 한다.)에 외국인이 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번호판을 타고 있다면, 교통경찰의 주요 타깃이 되기도 한다. * 그렇다고 꼭 렌트 차량만 검문하는 것은 아니다.
오토바이의 경우, 헬멧 미착용, 유턴 위반 등등 3-5천 원의 벌금을 부과하는데, 이것은 대개 공식적인 부과금이 아니라 벌금 대신 단속 경찰에게 내는 돈이라 보면 되겠다. 물론, 이 금액은 현지인일 경우에 이 정도이고,
외국인이라면, 이 금액의 2-3배를 내는 경우가 많다. *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니 정확한 금액은 다를 수 있다.
라오스에서 오래 산 외국인은 그래도 싸우고 협상하려 해서(라오스어로) 조금이라도 깎아보려 할 테고, 귀차니즘이 있는 외국인은 그냥 줘버리고 만다. 그들 입장에서는 잘못을 저지른 것이 맞고, 벌금이 큰돈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작정하고 달려드는 교통경찰은 좀처럼 당해내기 힘들다. 일단, 차량 구비서류가 차량 내부에 다 있어야 한다. 차량등록증, 점검증, 보험증, 운전면허증 등. 그리고, 심지어는 전조등 불빛이 약하다는 이유 등으로도 벌금을 내야 한다느니 등의 협박 아닌 겁을 주기도 한다.
* 실제로는 벌금을 내야 하는 것보다는 면허증이 압수당하면, 그것을 다시 찾는 수고를 감내해야 하는 것이 일이 되기도 한다. 라오스의 행정절차 진행은 엄청 느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동안 이런 행태를 현지인 친구들과 욕하고 원망하던 것을 지나,
코로나 19 상황에서 라오스 공무원들 월급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다는 뉴스를 보고는, 조금의 이해는 되기도 했다.
실제로, 라오스 공무원들의 초봉의 경우 200달러 안팎이라고 한다.
*초봉일 경우이며, 직책에 따라 다를 수는 있다.
이 월급으로는 생계유지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라오스 정부에서는 뇌물과 부패 근절을 위해 콜센터를 운영하면서 투명성을 높이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공무원이 생계를 유지할 만큼의 급여와 생활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말이다.
나는 처음 몇 번 교통경찰을 보기만 해도 가슴이 떨렸다. 잘못한 게 없었는데도 말이다.
서류가 잘 챙겨져 있으니, 한동안은 별 말이 없이 통과되었다.
그러다, 작정하고 달려드는 한 경찰은 면허증을 들고 주지를 않으니 갈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3천 원가량을 주고 나니, 웃으면서 안전 운전하라며 보내주던 것이 생각난다.

사실, 금액보다는 마치 내가 잘못을 돈으로 해결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개운치가 않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달갑지는 않다.
교통경찰도 제복을 벗고 나면 내가 아는 미소가 밝은 라오스 사람일 뿐이다. 생계유지를 위해 휴일에는 별도의 일을 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이런 사실과 상황을 알고부터는 가끔씩 서글픈 생각과 함께, 누구의 잘못으로 이런 상황으로 이어지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해볼 때가 많다.
'상황이 이 사람들을 만든 것일까, 사람들이 이 상황을 이용하는 것일까' 하는 것을 말이다.
그런데, 한 번씩 삥 뜯기듯 내게 되는 벌금 아닌 벌금이 있어도, 이 사람들을 아직은 미워할 수 없다.
내가 라오스에 있으면서 받고 있는 기분과 배려가 있으니 말이다.
하나의 장점이 있으면 하나의 단점이 있는 것이 당연하듯, 내가 받는 즐거움의 크기를 더 크게 느껴보려 노력한다.
그래야만, 더 이해할 수 있고,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을 아니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