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때는 말이야.. 이사를 가면 그 지역의 전화번호를 받아야 했어.
그래서 미리 친구들의 주소랑 전화번호를 받아놔야 했어.
핸드폰으로 하면 되지 않냐고? 아... 그때는 그렇지 못했어.. 엄마 초등학교 때는 핸드폰이 없었던 시대라서 그렇지 못했어.
서울 할아버지가 직업군인이셨던 건 알고 있지? 중령으로 퇴직하셨단다.
지금도 그럴지 모르겠지만.. 할아버지 때 직업군인들은 이사를 많이 다녔어... 엄마는 초등학교 6년 동안 13군데 학교를 다녔고 12번의 전학을 했어 그중에서 6학년 때는 1년을 그대로 다녔고 5학년은 6개월을 한 곳에 있었으니 1학년부터 5학년 여름방학 때까지 총 10번을 다닌 거니까 어떤 학교는 3개월 어떤 학교는 1개월도 못 다닌 적도 있었어 그런데 이사를 자주 하다 보면 친구들이 한 자 한 자 정성껏 써 줬던 주소지랑 전화번호가 적힌 종이를 잃어버리기가 일쑤였고 어쩔 땐 학교와 친구 얼굴도 잊어버리게 되었어. 엄마가 다녔던 13개 학교를 순서대로 다 외웠었는데 지금은 중간에 다 잊어버렸네...
아직도 기억나는 건 새로운 학교로 전학 간 첫날의 서먹함과 전학 갈 때 이별인사할 때였어. 깊이는 달라도 이별은 언제나 마음이 아프고 힘들었어.
그래서 꿈속에서 학교랑 반을 몰라서 학교 안을 돌아다니는 악몽을 많이 꾸기도 했어.
어느 학교나 어느 반이나 이미 파벌은 정해져 있었지.. 공부 잘하는 애들 VS 못하는 애들 아니면 키 큰 친구 VS 작은 친구들이 나눠있거나 어떠한 이유든 적어도 두 개의 파벌로 나뉘어있었어. 다행히 엄마는 두 그룹 모두 친하게 지냈어... 그런데 말이야, 두 그룹이 싸울 땐 말이야. 엄마가 박쥐가 된 듯 어디도 속하지 못했어. 그럼 엄마는 잠시 외로웠지만 그것도 익숙해지더라고 곧 떠날 거니까 그냥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그냥 넘어갔어.
그래서 그런지 엄마는 그냥 아는 사람들은 많은데 실제로 친한 사람은 별로 안되는 거 같아.
엄마 젊었을 때는 아는 사람이 많았으면 했는데 지금은 친한 사람 몇 명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을 해... 너도 친구들이 많으면 좋겠지만 지금 있는 찐한 친구들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해.
그리고 점차 어른이 되면서 친구들과 사이가 멀어졌다고 해서 너무 아쉬워하지 마..
엄마는 친했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멀어지는 게 내가 잘 챙기지 못해서 그런가 하는 마음에 죄책감도 들었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 시간이 지나면 사람 사이도 변해서 그런 거지 누구의 잘못도 아니야. 함께 있을 때 잘 지내고 시간이 흘러가면 흘러가는 대로 두면 돼. 너무 아쉬워하지 않았으면 해.. 엄마는 그동안 다른 사람들에게 착한 사람으로 만 살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서 고민이었는데 왜 그랬는지 원인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너에게 말하면서 점점 정리가 되어가는 거 같아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