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안녕 내가 됐던 나는

버려야 하는 것을 버릴 수 없는 것도 같은 미련일 것이다.

by 유영



떠나보내야 하는 것을 떠나보내지 못한 까닭으로 가지고 싶은 것을 놓치고 있다

어쩌면 가지고 싶은 것을 가질 수 없는 것도, 버려야 하는 것을 버릴 수 없는 것도 같은 미련일 것이다.




따끈따끈하게 오늘 대학교 개강을 했다. 개강 전까지 밤낮을 바꾸고자 했던 야심찬 계획은 대차게 실패하고, 다행히 오늘은 2시 40분 부터 시작하는 강의 하나 밖에 없었기에 새벽 4시에 겨우 잠들어 오전 11시에 겨우겨우 준비해서 나갈 수 있었다. 이번 학기는 학생회에서 해야하는 업무가 많았기에 최대한 듣기 어렵지 않은 강의를 엄선해서 잡았다.


1~2학년 때는 남들과 같은 속도로 가야한다는 압박감이 컸던 것도 같다. 진로취업동아리를 1학년부터 만들어서 활동한다거나, 학생회나 서포터즈 같은 활동에 관심이 많았었다. 그런 활동을 하면서 당연히 즐거움도 느끼긴 했지만, 남들이 말하는 '정상성'에 나름 부합하는지를 이리저리 판별해보는 시간이 적지 않았던 것 같다. 체력이 약한 나는 당연히도 금방 지쳐버렸고, '같은 속도'에 부합하지 못하는 날에는 나는 왜 이것 밖에 못 하는 사람일까, 하고 자책해야만 했다. 그래도 이젠 남들의 속도에 맞춰 따라가려고 하다가 무리해서 엎어진 적이 있었기에, 이젠 적정 속도를 찾아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10명 정도와 함께 해야 하는 팀플이 있는 강의는 내년 혹은 내후년에 듣기로 했다. 적정 학년에 들어야 한다는 미련을 버렸다.


그렇다고 나의 본질이 변하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강의를 조금 어렵지 않은 것을 듣는 것뿐이지 여전히 바쁘고, 바쁠 예정이다. 오늘도 자잘한 일은 한꺼번에 처리했고, 이 브런치 글을 업로드 하고 나면 2학기 계획을 짤 것이며, 시간이 된다면 틱톡 라이브 방송도 하고 잘 계획이니까 말이다. 다만 한가지 달라진 것은, 모든 면을 빠른 속도로 가다간 탈이 난다는 사실을 안다. 그러니 어떤 방향은 조금씩, 어떤 방향은 조금 빠르게, 어떤 방향은 성실하게, 하면서 방향대로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사람에게는 여러 갈래가 있고, 그 갈래 중 어떤 곳을 갈지, 그리고 어떤 걸음으로 갈지에 대한 것은 선택의 영역이니까 말이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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