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나는 네 말대로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어.
너에 대한 사랑을 아무런 외로움도, 소란도, 그리움도 없을 천국에 미리 보내두고 싶다. 아니, 다음 생의 우리에게 보내고 싶다. 아무것도 모를 다음 생의 우리가 그 사랑을 받아, 그때는 간직할 수 있는 사랑을 더 오래 너에게 주고 싶다.
어떤 세상에 있어도 너만 있으면 다 믿고 해낼 수 있을 것 같아.
변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던 마음과 사랑은 오염 없이 전환된다. 전할 수 있는 애정으로, 우리가 웃을 수 있는 마음으로.
언젠가 이런 날이 온다면 나는 더 이상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고 너를 마지막으로 남겨두고자 했다. 그런데 그러지 않으려고. 그러지 않는 마음까지 사랑이니까.
사랑에 마침표를 찍지 않고 다음의 사랑을 기대할게. 네가 말했던 말들을 단 하나의 의심 없이 믿으니까. 언젠간 너만큼 좋은 사람이 생기겠지. 네가 그럴 거라고 했으니까.
언젠가 내가 너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면, 네 얘기를 하고 싶어.
너의 사랑을 받아서 나는 이렇게나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고. 더 많이 자고, 더 많이 웃는 사람으로 살게 되었다고 말할 거야.
세상에서 제일 바보 같은 사람이지만, 그래서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고 아껴줄 수 있었던 사람이라고.
무사히 오늘을 견디고 내일로 건너갈 수 있도록 전부를 다 주면서 헌신했던 사람이라고.
세상에도, 나에게도 그 사람이 아주 많이 필요해서.
나와 닮은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었고, 그 사랑 덕분에 내가 나를 사랑할 수 있게 되어서. 다시 돌아간다 해도 아무런 주저함 없이 똑같은 하루를 보낼 거라고. 그러니 단 하나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그래서 이 사람 덕분에 내가 너를 사랑할 수도, 네가 나를 사랑할 수도 있게 된 거라고. 아주 좋은 사람이지? 라고 말하면서 웃을 거야.
만약 그 사람이 나와 비슷한, 혹은 닮은 결의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여줄 거라고 생각해. 나는 그런 사람을 만날래.
그렇게 네 범인류적인 사랑을 받은 나도 너의 사랑을 퍼트리고 다닐게.
세상을 사랑으로 물들이자.
그러니 이제는 너를 향했던 무한한 사랑을 닫을게.
그래, 나는 네 말대로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어.
이제 너를 향한 마음의 형태는 우정이 될 거야.
오늘부터는 너에 관한 얘기의 마무리를 사랑한다는 말로 끝내지 못해. 사랑했다는 과거형으로도 끝내지 않을 거야. 우린 항상 현재를 살아가니까. 그러니까 앞으로 네게 할 맺음말은,
어떤 마음으로든, 어떤 감정으로든.
믿음이 가득한 마음으로 항상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