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공기 속에 김이 뿜어져 나온다.
나는 낡은 삼각대를 세우고,
휴대폰 카메라를 켰다.
“오늘 물량… 많네.”
속으로 중얼거리며 녹화를 시작한다.
컨베이어 벨트가 덜컥거리며 돌아간다.
상자들이 쉼 없이 밀려 내려오고,
그 위로 테이프 찢어지는 소리,
파렛트 깨지는 소리가 섞여 들어간다.
나는 허리를 굽히고,
들어 올리고,
내던지기를 반복했다.
팔뚝은 불에 덴 듯 달아올라 있었고,
숨소리는 거칠게 튀어나왔다.
문이가 내 카메라를 힐끗 보며 묻는다.
“형님, 이거 뭐 찍는 거예요? 브이로그라도 하실 건가요?”
나는 숨을 몰아쉬며 웃어 보였다.
“그냥 기록이지 뭐. 내 하루 기록.”
문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근데 이거 사람들 보면 놀라겠는데요?” 하고 웃는다.
성이도 옆에서 상자를 번쩍 들며 한마디 보탠다.
“진짜요. 선생님이 까대기 하는 거 알면 다들 놀랄 걸요.”
그 말에 수형님이 껄껄 웃는다.
“뭐 놀랄 게 있나. 다 먹고살자고 하는 건데.”
수형님의 말은 농담처럼 흘렀지만,
굳은 얼굴에는 오래 쌓인 세월의 무게가 담겨 있었다.
카메라에 잡힌 화면 속에서
우리는 땀과 먼지에 뒤범벅이 된 채,
무거운 상자와 씨름했다.
누군가 “하나 둘, 하나 둘” 하며 박자를 맞추자,
모두가 그 리듬에 발을 맞춘다.
힘든 와중에도 묘한 동료애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마지막 상자를 던져 올리며,
나는 카메라 앞에 다가가 헐떡이며 말했다.
“이게… 내 하루의 또 다른 시작입니다.”
집에 돌아와 씻고, 잠깐 눈을 붙이기 전.
나는 편집도 없이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채널 이름은 '동네강사 영백이'.
오늘만큼은 영어 수업이 아닌,
내 삶을 보여주고 싶었다.
“까대기 선생의 새벽.”
단순한 제목, 설명은 몇 줄 뿐이었다.
몇 시간 뒤 눈을 뜨자, 휴대폰이 알림으로 가득 차 있었다.
조회수는 벌써 1,000회. 댓글이 스무 개가 넘었다.
“진짜 멋있어요. 존경합니다.”
“저도 알바 해봤는데 너무 공감되네요.”
“근데… 이런 일 하시면서 수업은 괜찮으신가요?”
응원과 공감 사이로, 묘한 의심이 끼어들고 있었다.
손끝이 차갑게 얼어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