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화. 불편한 전화

by 영백

저녁 수업을 준비하던 교무실.

전화벨이 날카롭게 울렸다.

평소라면 데스크 선생님이 받았을 텐데,

자리에 없던 터라 내가 대신 수화기를 들었다.


“에스에듀 맞죠? …아, 네. 저, ○○ 엄마인데요.”


목소리엔 불편한 기색이 묻어 있었다.

나는 자세를 고쳐 앉으며, 어머님께 인사를 드렸다.


“선생님이 아이들 가르치시는 건 잘 알고 있어요.

근데… 인터넷에 떠도는 영상, 그거 선생님 맞으시죠?”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네… 맞습니다.

제가 새벽에 하는 일을… 그냥 솔직하게 찍은 겁니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이어진 말은, 단호했다.


“저는 좀 걱정이 돼요.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원 선생님이…

그런 힘든 일을 병행하면서

과연 제대로 수업을 하실 수 있을까 싶어서요.

다른 학부모들도 마찬가지고요.”


전화를 끊고 난 뒤, 손끝이 차갑게 떨렸다.

옆자리에 앉아 있던 희쌤이 조심스레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나는 대충 얼버무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분필을 챙기면서도 머릿속은 복잡했다.

아이들은 “멋지다”고 했는데,

학부모는 “불안하다”고 했다.

같은 장면을 두고, 이렇게 다른 해석이 가능하구나.


수업 시간. 교실에 들어서자 아이들이 나를 반갑게 맞았다.

그러나 그 웃음 뒤에서,

나는 보이지 않는 시선을 의식하고 있었다.

누군가가 나를 존경하는 눈빛으로,

또 누군가는 의심의 눈빛으로 바라본다는 걸.


칠판에 문법 문제를 쓰면서도,

손끝이 자꾸 힘없이 떨렸다.

분필 가루가 흩날리며 허공에서 오래 머물렀다.


수업이 끝나고, 교무실로 돌아오니 송원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무겁고, 목소리는 낮았다.

“선생님, 아까 학부모 항의 전화가 있었습니다.

당분간은 영상을 비공개로 돌리는 게 어떨까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마음은 복잡하게 일렁였다.

‘내가 보여주고 싶었던 건 삶의 무게 속에서도 버티는 모습이었는데…

그게 누군가에게는 불안으로만 다가오는구나.’


불 꺼진 교무실 창에 비친 내 얼굴.

언제부터였을까.

나는 내 삶을 감추기보다 드러내고 싶었는데,

그 솔직함이 오히려 나를 흔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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