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저녁, 교무실 공기는 묘하게 무거웠다.
송원장은 내게 전화를 건네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선생님, 오늘 또 항의 전화가 왔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목소리는 날카로웠다.
“저희 아이가 유튜브에서 영상을 봤습니다.
새벽에 저런 일을 하는 분이 어떻게 낮에는 수업에 집중하시겠어요?
솔직히… 불안합니다. 다른 학부모들도 다 그렇게 생각할 거예요.”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송원장은 나를 바라보며, 잠시 눈을 감았다.
“저도 선생님을 믿습니다.
하지만 신뢰는 한 번 흔들리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이 문제는 곧 더 커질 수 있어요.”
수업 시간, 학생들은 여전히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나를 보았다.
“쌤, 영상 조회수 만 넘었대요! 진짜 대박!”
“근데 댓글에 좀 이상한 것도 있던데요…”
아이들의 목소리는 가볍지만,
그 안에 섞인 뉘앙스가 나를 불편하게 했다.
칠판에 글씨를 쓰면서도, 뒤에서 들려오는 속삭임이 귀에 남았다.
“우리 엄마도 봤대. 근데 별로 안 좋아하시던데…”
수업이 끝나고, 책을 챙기던 한 학생이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선생님, 힘들어 보여요.
저희는 괜찮으니까… 그냥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순간 목구멍이 꽉 막혔다.
아이들의 순수한 눈빛과 학부모의 날 선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부딪혔다.
밤, 불 꺼진 교무실에 홀로 남아 휴대폰 화면을 켰다.
조회수는 이미 2만 회를 넘었고,
댓글은 수백 개. 응원과 비난이 뒤섞인 글자들이 화면을 빼곡히 메우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까대기 현장의 무게보다 더 무거운 것이,
지금은 보이지 않는 ‘시선’이라는 걸 처음으로 뼈저리게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