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서 넓어지는 즐거운 삶을 위해서요
학교를 다닐 때에는 공부는 즐거움과는 관계가 먼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잠깐의 즐거움은 뭐 문제를 좀 맞힐 때나의 일이지, 문제를 틀리거나 이해도 안 되는 화학이나 수학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은 고역이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어른이 되어서 하는 공부는, 조금 고통스럽기는 해도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존재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어른이 되어서 배우는 공부는 싫어하는 것까지 억지로 하지 않아서 되는 것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찾아 배우는 즐거움이 커서였을까요?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읽고, 열심히 언어를 배워보기도 하고, 뉴스를 읽는 행위들은 고통만 주는 것이 아니라 즐거움을 주는 행위가 되었습니다. 직장에 다니면서,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 저는 훨씬 더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 내 돈으로 인터넷 강의를 들을 수도, 학원에 갈 수도 있으니 큰맘 먹고 화상영어도 들어보고 번역 수업도 들었습니다. 지금은 내가 배울 일은 없을 거라고 단단히 결심했던 스페인어도 함께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할 게 너무 많아', '너무 힘들어'라고 종종 투덜거리면서도, 그렇게 하고 있는 제가 좋아서 슬며시 웃음을 짓게 됩니다.
도대체 왜 이런 걸까요?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해 봤는데 하나는 위에서 말했듯이 이제 타의가 아닌 자의로 시작해서 그런 게 아닐까 하는 겁니다. 하지만, 이것만이 모든 것은 아닌 것이 잘 생각해 보면 성인이 되어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무언가를 배워야 하는 경우도 꽤나 많죠. 또 다른 이유는 이제 '돈'에서 학생시절보다는 조금 더 자유로워져서일까요? 학창 시절에는 집에 돈이 없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인터넷 강의 하나도 쉽게 선택하지 못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는 일을 해서 돈을 벌어서 내가 원하는 것을 하는 것이, 내 돈에 맞춰서 가격만 보고 무언가를 고른다는 것보다 훨씬 만족감이 있다는 것을 몰랐거든요. 뭐, 당연히 얼마 일하지도 않았고, 돈이 많지도 않으니 여전히 가격에서 자유롭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저는 제가 뭐를 배우는 데에 가장 큰 가치를 두기 때문에 그래도 예전보다는 훨씬 과감해졌습니다. 아마 좀 더 넉넉해진 형편과 경험을 통해서 인식이 변화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네요.
이 외에도, 이런저런 생각을 해봤지만, 그냥 누가 뭐라고 하든 내가 무언가 관심 있는 것을 배우고 내 세상이 넓어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해서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무엇을 배움으로써 내가 읽을 수 있는, 볼 수 있는 세상이 넓어진다는 것. 내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더 많아지고, 내가 살 수 있는 나라들이 많아진다는 것. 예전에 나는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을 생각하고,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고, 그럼으로써 또 다른 꿈을 꾸고 나아갈 수 있다는 것 말입니다. 무언가 계속해서 내가 발전할 여지가 있다는 것은 큰 설렘과 기쁨을 주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이제 그만해야지 하지 않고 계속해서 무엇인가를 배워 나가고 싶습니다. 영어와 스페인어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싶고, 다른 나라 언어도 기회가 될 때 감사히 배워보고 싶습니다. 미술과 역사를 좋아하는데, 그냥 보면서 좋아한다고 끝나지 않고 좀 더 알아가고 싶어요. 언젠가 정치나 법에 대해서도 좀 더 생각해 볼 날이 있지 않을까요? 또 발레의 다양한 기술들을 익히는 것도 매우 즐거울 것 같습니다. 다른 운동들을 좀 더 열심히 배워보는 것도 또 다른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을까요?
무언가를 계속해서 배울 수 있는 사람은, 변화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사람이 살아있는 한, 우리는 어떻게든 변화해야 하고, 나아가야 합니다. 그래야 나이에 맞게 익어갈 수 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또 그걸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인생이 지루함이 아니라 즐거워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배우는 것을 멈추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고, 많이 배우고 저만의 세계를 꾸준하게 넓혀가고 싶습니다. 내가 사는 이 세상 이상의 것을 보고, 꿈꿀 수 있다는 것. 그런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뛰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