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괴물

by 청하

"예? 뭐라고요?"

한 남자가 세상 가장 깜짝 놀란 표정으로 의사를 쳐다보며 되물었다.

"췌장암 말기입니다. 아시다시피 암 말기 중 초말기이며 7일 내로 돌아가실 거니 정리를 하심이....."

의사가 불쌍한지 눈물을 보이며 말끝을 흐렸다.

남자는 병원에서 뛰쳐나와 TV를 켰다.

슬펐지만 그가 평소에 좋아하는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서 이다.

재미있었다.

문득 그는 생각했다.' 지리산을 가면 나의 병이 나을 수 있을까?'

D-6

바로 그는 지리산으로 갔다. 텐트를 치고 밥을 해 먹으며 자연에서 치유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웬일인지 다른 사람 하나 보이지 않았다.

지나가던 등산객이 그에게 말했다.

" 혹시 댁도 암 이슈?"

"네 , 어떻게 그걸......." 그가 놀라 돼 물었다.

"쯧쯧 잘 모르시네... 요즘 대세 산은 속리산이오"

그의 머릿속 불현듯 어떤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D-5

텐트를 친지 하루 만에 속리산으로 다시 옮겨 갔다.

D-4

오는데 하루가 걸렸다.

다시 텐트를 치고 밥을 하고 내년에 먹을 민들레 김치도 담가 두었다.

이제 암만 치유되면 된다. 기다리자 기다리자.

D-3

하루가 더 지났다. 몸은 아무런 느낌은 없지만 계속 피똥이 나오고 토할 때마다 피가 나온다.

의사가 준 약을 먹으면 잠시나마 세상과 그의 몸이 편안해진다,

D-2

큰일이다. 속리산도 별로 효과가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죽을 날이 머지않음을 그는 느끼고 있었다.

싫지만........ 정말 싫지만 그는 이미 죽음을 받아들일 준비를 자신도 모르게 하고 있었다.

죽을 자리를 봐 둬야겠다. 텐트 안에서 죽기는 막상 싫었다.

세상이 편해지는 약을 먹고 산 주변을 돌았다.

D-1

오늘 낮 그는 동굴 하나를 발견했다.

'그래 여기다' 그는 직감적으로 그곳에서 죽을 준비를 했다. 아파 죽는 것보다 먼저 자살하는 게 좋지 않을까.

나일론 끈을 바위에 묶고 의자 위에 올라가 연습을 해본다.

'자 이제 의자만 치우면 된다'

내일 그는 자살할 것이다.

D-DAY

'무섭다. 가야 하는 건가 진짜? 1분만 참으면 행복해지겠지....'

자기 자신과 대화 후 다시 세상 편해지는 약을 먹고 의자 위로 올라갔다.

이상하다. 평소와 같은 날인데 다리가 개다리 떨듯 떨린다.

손도 떨린다.

노끈에 꽃들을 달아두어서 인지 마치 그 자신이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가 된 기분도 잠시 들었다.

노끈을 목에 걸고 크게 숨을 쉬고 난 후 의자를 발로 밀었다.

물속에서 숨 참듯 1분은 앞이 보였다.

그러나 잠시 후 앞이 컴컴해졌다.

'어?' 눈이........... 떠졌다.

그가 눈을 떴다!

의자는 쓰러져 있고 노끈은 땅바닥에 널브러진 체 그 동굴에 자신도 누워 있었다.

머리가 굉장히 아팠다.

텐트로 돌아가 그는 세상 편해지는 약을 먹았다.

졸리다. 오늘 하루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생각도 많이 했다. 그만 자야겠다.

D- -1

죽지 않고 살아 있다. 그리고.......

배가 고프다.

토끼가 사람만 한 게 있어서 다트로 잡았다.

팔, 다리, 몸통을 나누어 구워 먹었다.

다리 구이가 일품이었다.

'후.....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약이 떨어지겠군. 의사 양반에게 가서 더 달라고 해야겠어'

D- -2

산책을 하다가 이제 까지 보지 못한 마을을 발견했다.

집 3채가 있어서 아담해 보이는 소규모 마을이었다.

"누구 계시오?" 불러 보았지만 아무도 대답이 없었다.

'모두 폐가 인가.........' 무서웠지만 집안에 버리고 간 무언가 생필품 될만한 게 있지 않을까 싶어 주방, 안방을 모두 뒤져 보았다.

"으악!!!" 그는 뛰쳐나와 텐트로 들어갔다.

마을에는 사람은 없었고 온통 마네킹들만 있었다.

무섭고 소름 끼쳤다.

D- -3

밥을 하기 위해 나뭇가지를 낫으로 베고 있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사람만 한 토끼를 잡아먹었다.

다리살이 너무 맛있고 연했다.

문득 생필품 생각이나 그는 폐가로 향했다.

이것저것 챙겼다. 많이 두고 갔다.

아예 여기서 살까? 그는 접시, 젓가락, 칫솔 기타 등등 챙기면서 생각했다.

그런데..................

소파 쪽에 있던 마네킹이 움직였다. 그 옆에 마네킹이 서 있었다.

"으악!!" 그는 소리 지르며 경악했고 들고 있는 낫으로 마네킹 목을 내리 쳤다.

마네킹 9개 다리를 모두 낫으로 잘랐다

이제 마네킹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 폐가는 나중에 TV 볼 때나 가야지 평소엔 무서워서 못 가겠다'

그는 매우 피곤하였지만 세상 편해지는 약을 먹고 편히 잘 수 있었다.

D- -4

폐가에서 그 일이 있고 산속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다.

잠시 약을 구하러 세상과 마주할 시간이다.

긴 시간이 걸려 병원을 갔는데 아무도 없었다.

헛 걸음 한 그는 다시 힘들게 속리산으로 돌아왔다.

D- -5

이상하다. 왜 안 죽지?

그러고 보니 요즘 머리가 좀 아플 뿐 피똥이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약을 먹고는 싶다.

D- -6

오래간만에 폐가에서 TV를 틀었다.

잘라진 마네킹 머리가 이제 무섭지 않다.

"어???????"

그가 TV에서 무언가를 보고 소리쳤다.

TV에서 한 남자가 수갑에 채워진 채 경찰 서를 향해 걸어 들어가는 것이다.

기자들이 가득했고 형사들이 그를 에워 쌌다.

"죄송합니다" 그 의사가 TV에서 나지막이 말한 후 유유히 형사들 손에 끌려갔다.

밑에 자막이 떴다.

'사상 최대 최악의 마약팔이범 조규팔 검거'

'어....... 뭐지'

그의 머릿속은 멍해졌다.

텐트로 돌아왔다.

사람만 한 토끼 4마리가 텐트 주변을 다니길래 내쫓았다.

그 토끼들이 그를 둘러싸고 그의 양팔을 잡았다.

"으아~~~~~~싫어 아~~~~"그가 발버둥 치며 소리 질렀고 그 토끼들을 보았는데......

사람들이었다.

토끼가........ 아니었다.

"우철구 씨, 같이 가시죠"

한 남자가 얘기하며 그를 검은색 차에 태워 유유히 속리산을 떠났다.

D- -7

다음날 온 세상은 발칵 뒤집혔다.

그가 뉴스에 나왔고 지난번 마약팔이범 조규팔 보다 더 많은 기자들이 그 앞에 그리고 형사들에 둘러 쌓여 수갑을 차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최악의 마약 팔이가 초래한 비극'

뉴스의 자막이었다.

기자들이 그의 텐트를 보고 기절하였다.

사람 뼈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고 폐가에는 9명의 사람들이 머리가 잘리고 다리가 잘린 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이전 05화당신의 사랑이 늘 행복하기를- by 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