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람을 만나는 방식

by 유정

책을 좋아하는 나에게, 주변 사람들이 자주 하는 질문 중 하나는 어떻게 책을 고르는가, 하는 것이다. 아무리 먹는 게 좋다고 맛과 상관없이 아무거나 입에 쑤셔 넣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책 또한 글자가 쓰여 있다고 해서 아무거나 읽지는 않는다. 나는 책을 통해 사람을 만나는 것이 좋은 것이지 활자 중독은 아니다.

음식도 골고루 먹어야 몸에 좋듯 책도 가능하면 편식하지 않으려고 한다. 하나의 장르는 꾸준히 읽되, 조금은 어려운 장르도 입문서 정도의 수준부터 차근차근 읽어보려고 한다.


특히 어떤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오든 한 권 정도는 꼭 끼이는 책이 독서에 관한 책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책을 읽는지 알고 싶기도 하고 내가 읽지 않는 분야의 책을 다른 사람의 눈을 통해 읽고 싶다는 마음도 있다. 또 하나. 서평 형식의 독서에 관한 책과 다른, 각자의 책 읽는 방식을 다룬 책도 좋아한다. 더 나은 책읽기 방법이 있다면 나는 서슴없이 따라쟁이가 될 것이다.


사람들의 좋은 점이 보인다면 그저 질투만 하고 부러워하기만 하고 있으면 내 자신이 초라해질 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 사람의 좋은 점을 당장 따라한다. 내가 도저히 따를 수 없는 종류의 것이라면 그것을 부러워하며 나를 초라히 여기기보다는 내 손에 가진 것의 가치를 더 들여다보고 싶다. 마음대로 모든 것이 항상 이루어지진 않지만 감정의 노예가 되지 않는 순간에는 그런 마음으로 살기 위해 마음을 다잡는다.


사람들의 좋은 점을 찾아 내 것으로 만드는 것. 생각보다 재미있는 일이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그 사람들의 고유의 개성과 장점을 들여다보며 그 속에서 배울 것을 찾아내어 나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하여 나에게 대어 보는 일.


책을 통해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실제 무릎을 맞대고 같은 공기를 나누며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마음이 맞는 사람을 만나는 게 복권에 당첨될 확률만큼 낮다고 생각하기에 소중히 여긴다.

하지만 각자의 삶에서 타인에게 줄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는 우리이기에, 시간의 분량보다는 함께 있는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해 상대에게 집중하는 것이 더 가치있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지금 내 눈 앞에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과의 시간 동안에는 다른 이에게 문자를 보내거나 메신저를 주고받는 행위는 하지 않는 게 나만의 예의다. 일 년에 단 한 시간을 함께 있더라도 그 시간만큼은 눈앞의 상대와 그 시간을 충분히, 깊게, 온전히 나누고 싶다. 그 과정에서 볼 수 있는 것, 느낄 수 있는 것, 배울 수 있는 것을 충분히, 깊게 흡수하고 싶다.

그것은 일로 만나는 공적인 관계이든 업무 중의 시간이든 혹은 사적인 만남이든 나에게는 똑같다. 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책을 읽는 동안에는 그 책의 저자와 충분히, 깊게, 시간을 공유하고 싶다.

그것이 내가 사람들을, 책을 만나는 방식이다.

이전 14화‘말을 줍다’라는 말을 알려는 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