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블루포레스트 Jun 10. 2022

영화_Black Widow

You'd pretend to be tough on weak women


 나는 원래 마블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그냥 팬심없이 사람들이 다들 보길래 봤던 어벤저스 시리즈가 전부였다. 하지만 스칼렛 요한슨이라는 배우 자체는 굉장히 좋아했기에 블랙위도우가 나온다고 했을 때, 최소한 3번은 극장 가서 봐야지라고 생각했고 결국 총 4번을 보고 이 리뷰를 쓴다. 



 블랙위도우를 보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다. 나는 히어로물을 싫어한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재밌다! 그럼 왜 히어로들이 잔뜩 나오는 마블 자체는 안 좋아해?라고 물어볼 수 있는데. 아마도 주연이 누구인가에 따라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듯했다. 원래부터 남탕 영화는 끔찍하게 싫어하는 편이었고 주인공이 남자인 것도 싫어하는 편인데 마블의 주인공 대부분은 남탕에 남자이고 여성은 수납형으로 쓴다. 누군가의 애인 혹은 누군가의 조력자 정도로만 쓴다. 어벤저스 사이에서의 블랙위도우의 위치도 그러했다. 다른 애들이 초능력을 쓰면서 날아다닐 때 블랙위도우는 주로 맨몸으로 달려갔다. 해봐야 손에 무언가를 쥐고 휘두르며 상대방을 제압하는 편인데 이런 캐릭터를 약골로 치부하고 제대로 쓰지 않는다. 어벤저스가 분열되었을 때 끝까지 이끌고 가려고 하는 것도 블랙위도우였지만 결국 그는 호크아이 가족과 맞바꾸어 본인을 던진다. 

같은 영화 속 같은 주인공 라인업이지만 대우는 천지 차이였다. 내가 제일 화냈던 부분 중 하나.

아이언맨의 장례식은 정말 거하게 그려줬다. 아이언맨을 소중하게 생각하던 사람들이 다 같이 나와서 추모를 해줬다. 블랙위도우는? 




 이렇게 말하면 항상 붙는 말들이 있다. '그래서 블랙위도우는 아예 단독 영화로 내줬잖아!'라고 하실 수는 있는데~ 자 여기서 비교해보자. 아이언맨은 이미 단독 영화가 3편이나 나왔고 블랙위도우는 죽은 이후에야 자신의 과거사가 풀리고 그 안에서도 장례는 조용하게 진행된다. 

그럼 또 아이언맨보다 '인기가 없잖아!'라고 하실 수 있다. 하지만! 시작부터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와 헐크, 토르 이 4명의 스토리라인 위주로 진행되었다. 블랙위도우는 항상 미녀 스파이라는 명칭만을 달고 다녔다. 아이언맨의 슈트,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 토르의 거대해지는 몸, 토르의 망치 등이 상징품으로 있는데 블랙위도우는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삐까뻔쩍한 것들은 4명한테 몰아주고 아무것도 쥐지 않고 맨몸으로 싸워 액션도 장면도 화려하지 않은 블랙위도우를 보며 인기가 없다고 하시면... 출발선부터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마블이 생색내며 내준 블랙위도우 영화는 어땠는가?


기대했던 것보다 퀄리티가 굉장히 좋았다. 액션, 스토리, 연기력 무엇 하나 빠지지 않았고 특히나 칭찬하는 부분은 캐스팅이다! 동생 옐레나 역할에 플로렌스 퓨라고 했을 때만 해도 어? 캐릭터가 이게 맞나? 얼굴 합이 너무 다른데.라고 생각했었는데 나의 오만이었다. 이제 옐레나 역할에 퓨가 아니면 절대로 안된다. 나타샤와는 다른 정말 건강하고 강인한 느낌의 군인을 보는 느낌이었다. 많은 어린아이들이 저 모습을 보고 자라서 옐레나처럼 건강한 어른이 되길 바라며 캐스팅이 정말 신의 한 수였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둘의 아역도 정말 좋았다. 특히나 나타샤 아역분이 실제로 어린 나타샤면 저렇게 생겼을 거란 생각이 들 정도로 닮았고, 인트로 부분은 아역들이 차지했는데 그 파트의 기획력이 굉장히 좋았다. 평범한 가족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모두가 피 한 방울도 섞이지 않았던 남이었고, 가족을 위해 일하는 아빠인 줄 알았으나 본인의 지위가 더 중요했고 딸들의 의견은 무시된 채 살아남을지도 미지수였던 블랙위도우가 되기 위한 곳으로 보내버렸다. 

이런 장면에서 나타샤의 아역배우인 애버 앤더슨의 연기력이 빛이 났다. 특히나 푸른 눈 색깔과 눈빛 연기로 영화 내 몰입도를 올려주었다. 따라서 나는 명장면을 뽑으라면 애버 앤더슨이 연기한 인트로 부분을 뽑을 것이다. 평범한 일상의 장면들과 블랙위도우 스파이들이 실제로 나간 전장들을 비교하며 보여주는데 그 기괴함이 소름을 주는 부분이었던 것 같다. 





스토리 또한 블랙위도우라는 역할을 잘 알게끔 해주었다. 사람들은 항상 어벤저스를 볼 때 위에서도 언급했듯 미녀 스파이로만 인식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섹시함으로 유혹하지만 뒤로는 정말 강한 스파이 정도로만 평가되는 게 너무 아쉬웠는데. 실제로 블랙위도우 이면에서 나타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블랙위도우의 탄생과 비화를 알 수 있었다. 블랙위도우가 되기 전 부모는 잃었지만 평범한 가정을 흉내 내는 순간부터 가족의 소중함과 그리움을 깨닫는 과정까지.


항상 어벤저스 사이에서도 애매한 위치에 있다 어벤저스가 분열 나고 혼자만 남았던 나타샤, 

친가족 같았지만 결국은 남이었던 위장 가족들을 겪으며 나타샤는 친구도 없고 가족도 없고 본인이 혼자라고 생각을 하게 되지만, "가족이 없는 줄 알았는데 둘이나 있더라고."라는 말로 끝맺음을 하며

위장 가족이었어도 마음속에서는 늘 서로가 그리워하는 진짜 가족이었고, 어벤저스도 동료가 아닌 가족임을 인지하게 된다. 추가로 마지막 쿠키영상에 무덤 회상씬을 넣자고 한 게 스칼렛의 아이디어였다고 하는 게 너무

마음이 아팠다.  영화 배역 안에서도 차별이 심하고 배우들끼리만 있을 때도 다양한 차별과 성적 조롱이 난무했다는 사실은 조금만 찾아봐도 알 수 있었는데, 죽음에서까지 이런 큰 차별을 겪는다는 자체가

세상은 많이 변했지만 한 편으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스칼렛 요한슨이라는 사람 자체는 강인하기에 앞으로 다양한 작품을 통해서 더 나은 여성 서사들을

많이 내줄 것이라 믿고 있다.


 블랙위도우의 전체 삶을 죽어서야 볼 수 있었던 점은 두고두고 아쉽다. 그래도 스칼렛 요한슨의 블랙위도우는 끝을 내리는 영화였지만 반대로 플로렌스 퓨의 블랙위도우가 등장하게 되는 시작점인 점이 마음에 들었다. 블랙위도우는 끝나지 않는다. 



이상 영화 블랙 위도우였습니다. 



이전 01화 영화_콜레트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