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를 책으로 배운 정리 귀차니스트의 정리 이야기
휴일의 마지막 날인 일요일이 되었다. 오늘은 일요일. 주로 일요일이면 커피 한 잔을 마신 후 방 전체와 마루 바닥을 닦는다. 여유가 생기면 화장실 청소까지 이어간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일요일' 하면 '청소'가 떠오른다. 여기까지 쓰고 보니 내가 꽤나 부지런히 청소에 몰입하는 사람처럼 보인다. 얼른 솔직한 고백으로 이어나가야겠다.
솔직히 일요일 청소를 결심한 후 두세 번 정도만 매주 이어갔다. 매주 일요일을 챙기는 것은 나에게 벅찼다. 점점 해이해졌다. 솔직히 그냥 건너뛴 적도 있고 절반만 한 적도 있다. 하는 시늉만 하다가 관둔 적도 있다. 다음 주에 해야겠다며 미루다가 한 달도 건너뛴 곳도 있다. 이렇게 고백하고 나니 이번엔 너무 없어 보인다. 그동안 너무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일요일에 바닥 닦는 일을 떠올린다는 것이다. 일요일이면 꼭 떠올린다. 하든 하지 않든 바닥 닦는 일을 떠올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라고 일단 나 스스로를 치켜세운다. 그런데 더 실행을 잘하기 위해서는 목표 설정을 약간 수정해야 한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자기계발서 『래더』에 나온 내용을 소개한다.
최대한 단순하게 시작해라. 목표 설정을 너무 거창하게 할 것이 아니라, 첫걸음을 '그건 정말 쉬운 일이야'라고 생각할 수 있는 행동으로 시작해야 한다. 예를 들면, '체력을 기르기 위해 매주 10킬로미터를 달리겠다'라는 실행하기 어려운 계획이 아니라, '매주 토요일 아침에 알람이 울리자마자 운동복을 입겠다'라는 계획을 세우는 것처럼 말이다. 그 결심 뒤에는 운동복을 입고 침대에 누워 있으면 '잠깐 달리기를 하러 나가는 게 좋겠어'라고 생각하게 될 거라는 기대가 깔려있다. 실제로 원하는 행동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노력하는 일을 심리학자들은 '형성 shaping'이라고 한다.
『래더』 112쪽
이것을 청소에도 적용해보자면 내가 실행하기 힘들었던 것이 일요일이면 집 전체를 닦으려고 했던 너무 거창한 목표 때문이었다. 생각하면 너무 일이 많고 힘든 것이니, 슬쩍 줄이기도 하고 떼먹기도 하면서 실행하려 하지 않았던 것이다. 앞으로 '매주 일요일 아침에 알람이 울리자마자 청소기를 집어 든다'는 목표로 변경해봐야겠다.
오늘은 책 『설계 전문가들의 정리법』을 보다가 집안일에 강약을 주라는 글을 읽었다. 매일 신경 쓸 곳과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신경 쓸 곳, 주기를 정해두고 청소하기 등이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쓸 곳, 힘 뺄 곳 나누기
'방바닥 청소는 일주일에 한 번만'처럼 힘 뺄 곳을 정해봅시다. 대신 '현관은 매일 깨끗이' 같이 힘쓸 곳을 정해두면 집안일에 대한 스트레스가 줄어듭니다.
『설계 전문가들의 정리법』 정리와 청소가 즐거워지는 비법 칼럼 59쪽
『설계 전문가들의 정리법』은 구도 에미코, 미키 요시코, 이토 마리코 등 주부 건축가 세 명이 지금까지 설계하고 직접 살아본 경험으로 정리 수납 아이디어를 한데 모은 것이다. 어떤 부분은 너무 전문적인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동선을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한다든지, 집에 수납장을 들인다면 제대로 들일 수 있게 사이즈 제작에도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해주니 필요한 사람은 참고하면 된다.
매일 모든 곳에 관심을 둘 수 없으니, 힘쓸 곳과 힘 뺄 곳을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 모든 일에 온 힘을 다하며 살 수는 없지 않은가. 삶에도 강약을 두어야 하고, 정리에도 물론 그렇다. 힘쓸 곳과 힘 뺄 곳을 나누어 관리하면 훨씬 오래, 꾸준히 정리와 청소를 생활화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