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백호 - end of the sea
움켜쥐었던 손에 힘이 풀린다
흔들거리던 뱃머리에 앉아
시작과 끝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노려본다
희미하게 늘어져버린 선명한 추억들이
푸른 달을 비추건 수면 위에 새겨진다
잔잔한 수면 위를 미끄러지듯 스쳐본다
일정한 파장으로 다가오던 불분명한 기억들 속에서
숨을 참고 헤엄치고 싶다
빠져 죽고 싶을 만큼 포근해 보이는 바다 끝에서
노래하고 싶다
듣는 이 하나 없는 잔잔한 아우성 같을 노래일지라도
소리치며 노래하고 싶다.
먹먹한 고단한 나의 삶이라는 녀석과 노래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