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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gantes Yang May 06. 2024

D-92, 딸의 움직임이 궁금한 아빠

D-92

딸의 움직임이 궁금한 아빠


우리 딸과의 만남일이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엄마 뱃속 아이의 움직임은 매일같이 활발해진다. 물론 본인 기분에 따라서인지, 컨디션에 따라서 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태동은 점점 더 확실해졌다.


엄마는 뱃속 아이와 교감을 하며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다.


기쁨아~


오늘도 엄마는 아이를 부른다.

그러면 아이는 꿀렁대며 엄마에게 신호를 보낸다. 둘만의 교감이 부러운 아빠는 아이가 움직였다는 아내에게서 듣자마자 배를 조심스레 만져본다.


엄마와는 확연하게 다를 아빠의 손길과 체온은 아이를 조용하게 만드는 듯하다. 엄마가 했듯이 아빠도 따라 해본다.


기쁨아~


몇 차례 불러보지만 당장에는 반응이 없다. 나중에 또 움직임이 있으면 불러주겠다던 아내는 아이가 스트레스받을 수도 있으니 그만하라고 한다. 시무룩해진 아빠는 배에서 손을 뗀다. 떼자마자 아이는 움직인다.


다시 움직였어! 여기 손 대봐.


아이의 움직임이 느껴진다. 손이 있는 위치니깐 손이겠거니 하면서 흐뭇해하는 아빠다.


아빠야 기쁨아. 거기 있었구나!


그럼 여기 있지, 어디 있겠냐며 어이없어하는 아내는 아이에게 다시 말을 건다.


기쁨아, 아빠가 삐쳤네? 한 번만 움직여볼래? 아빠가 그렇게 원하는 귓방망이 한대 쳐주렴~.


참고로 아이의 귓방망이는 내가 아내의 배에 귀를 댔을때 아이가 발로 강하게 엄마 배를 차는 행위로, 내 볼에 강한 싸다구(?)의 느낌이 들 때를 말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의 반응이기도 하다.


[2024년 3월: 바깥에만 나오면 자느라 정신없는 딸]


아빠는 아내에게 매일같이 얘기한다. 나 없을 때 우리 아이에게 말을 걸 때마다 아빠 자랑도 해달라고 한다. 내가 좀 더 말을 걸어야 아이가 내 목소리에 더 반응을 할까 싶어 말을 걸기도 하고, 가끔은 노래를 불러주기도 하지만 씨끄럽다며 아내가 바로 말린다. 음악전공인 아빠지만 노래를 영 실력이 늘진 않는다.


아내는 아이가 자세를 어떻게 바꾸는지 느낌으로 아는 것 같다. 내가 가끔은 아이와의 교감을 위해서 똑똑똑~ 하고 있으면 내 손이 현재 아이의 어느 부위쯤에 있는지 설명해 준다. 이번에는 아이의 엉덩이 부분이라고 하더라.


숙녀의 엉덩이를 함부로 칠 순 없지!


다시 손이 있을법한 부위에 손을 가져다 대며 교감을 시도한다.

몇 차례 끝에 아이는 다시금 반가운 반응을 보인다.


안 그래도 요즘 당 수치를 낮춘다며 평소에 즐겨 먹던 달이를 못 먹는 바람에 아이의 움직이 다소 약해진 것 같다고 했는데 오늘은 아이의 컨디션이 좋았는지 하루종일 뱃속에서 난리도 아니었다고 한다. 우리 부부는 뱃속에서 춤춘다고 표현한다. 아이도 엄마의 입맛을 따라가려는지 엄마가 즐겨 먹는 건 본인도 신난다며 오늘도 꿍쓰꿍쓰 하며 하루를 보낸다.


오늘도 엄마랑 잘 자렴. 사랑한다 우리 딸. 내일도 아빠랑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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