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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gantes Yang Jul 04. 2024

D-75, 셋이서 사진

D-75

셋이서 사진


우리 가족이 처음으로 하는 가족사진 찍던 날.

물론 우리 아이는 태어나기 전이라 만삭인 엄마와 아빠가 기념사진을 찍는 날이었다.


매일 조금씩 보게 되는 아내의 배.

거의 하루도 건너뛰지 않고 아내의 배를 보기 때문에 얼마만큼 배가 나왔는지 큰 차이를 몰랐었지만 

처음과 비교해 보니 많이 차이가 있단 걸 오늘에서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은 만삭 사진을 찍는 날이었고, 

오늘따라 유난히 더 나온 것 같은 아내의 배. 

아내 왈, 배에 수박을 달고 다니는 기분이라더라. 

하지만 아직 더 성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몇 달 안 남았다 하더라도 

갈길이 멀게만 느껴진다고 하더라.


메이크업을 받고 있는 아내 몰래 사진관 직원의 요청으로 쓰게 된 아빠의 편지. 

하나는 엄마에게. 또 하나는 우리 딸에게. 

혼자 있던 공간에서 막상 쓰려고 하니 무슨 말부터 해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하고 싶은 말은 정말 많았는데 작은 A5크기의 종이에 간단하게 몇 마디 쓰려니 쉬운 일은 아니었다. 


[2024년 6월: 잠들어 있는 딸의 손]


직원분들마다 아버님이라고 부르는 것부터가 이제는 익숙해져야 할 때인 듯, 

마냥 어색하거나 불편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은걸 보니 나도 빨리 아빠가 되고 싶은가 보다 싶었다.


화장을 마친 아내를 보면 사진을 찍는 내내 아내와의 아이컨택을 해보니 

아빠는 예전에 결혼식을 준비할 때가 너무 생각나더라.


고생 많은 우리 아내. 

그리고 태어날 날만 기다리는 우리 딸.

아빠가 기다리고 있을게.

다음엔 우리 셋이서 사진 찍자.


사랑한다 우리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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