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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gantes Yang Jul 22. 2024

D-71, 71번 훈련병

D-71

71번 훈련병


논산훈련소 군입대 당시 훈련병이었던 나에게 주어진 번호였다.

처음에는 무슨 죄수(?) 번호 같아서 익숙하지 않았지만 

참... 사람은 적응이 빠른 동물 이랬다고 금방 내 번호에 익숙해졌다.


그땐 그때고.


지금은 아내에 이어서 두 번째로 뱃속의 아이를 위해 대기를 타고 있는 훈련병이다. 

뭐 아직은 아빠를 막 찾을 때는 아니지만 아침저녁으로 상사에게 아침인사 및 보고를 하듯 꾸준히 말을 건다. 

어느 순간부터 아빠의 하루 일상이 되어버렸다.


군대는 내가 원해서 간 게 아니지만 우리 딸은 당연히 엄마 아빠가 옆에 있어야 한다. 

그게 부모로서, 그리고 아빠로서 당연한 거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꼭 조용할 때면 말을 건다. 

그럴 때마다 뱃속에 있는 딸이 금방 잠들었는데 왜 깨우냐는 아내. 

아빠 목소리에 반응을 하는지 꿈틀대는 우리 딸.

느낌 탓인가... 그래도 좋다.


아빠 목소리에 반응을 하는 딸을 간접적으로 보면서 드는 생각이

그래... 나도 부모가 되었구나 싶다. 

축복이다.


자나 깨나 뱃속의 아이를 찾는 아빠. 

그리고 어이없다는 듯이 쳐다보는 엄마.


아이고야 우리 딸은 좋겄수~ 아빠가 이리 집착해서 아주 좋겄수~


오늘도 우리 딸에게 귀가 보고를 하듯 또 말을 건넨다.


기쁨아 아빠야~


사랑한다 우리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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