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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gantes Yang Sep 19. 2024

D-54, 기쁨이가 필요로 하는

D-54

기쁨이가 필요로 하는


오늘은 아내와 아기용품점을 방문했다.

출산일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아내가 거동이 더 불편해지기 전에 아이가 필요할 용품을 사기로 했다.


평일에 방문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한산해서 둘러보기 편했던 걸로 기억한다.

바구니를 얹힌 카트를 끌면서 아내를 열심히 따라다녔다.

아내가 메모해 둔 목록을 열심히 보면서 무엇이 당장 필요할지 생각도 해보고

온라인 가격과 비교해 보며 정말 필요한 것들만 선별해서 고르던 아내.


하나하나 고르면서 조금씩 '이제 진짜 시작이구나' 싶었다.

걱정보다는 기대에 부푼 마음이었다.


아기용 손톱가위 세트를 보고 있으니, 우리 딸이 태어나서 얼마나 작고 이쁠까 상상도 해본다.

우리 딸을 씻겨줄 때 사용할 아기용 욕조를 집어 들면서 머릿속으로 행복한 상상을 하자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더라.


아이가 생기면 약간 모자라게 된다는 얘기를 이제 조금씩 더 실감하게 된다.

이쁜 옷들만 봐도 실없이 웃게 된다. 아이용 젖병을 보고 있으니 또 웃는다.

약간 바보가 되어가는 듯한?


[2024년 9월: 자는 줄 알았지만... 발가락을 꼼지락꼼지락]


부모가 되어가는 엄마 아빠는 당연히 자신의 아이를 생각하면 남들이 보기에 다소 모자라보여도 괜찮다.

행복하지 않은 부모가 어디 있겠나 싶다.

태어나서만큼은 아이에겐 부모가 세상의 전부일 거라 생각하면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럽다.

물론 표현 하나하나도.


오늘도 다시 생각한다.


좋은 아빠가 될 수 있겠지?


40을 갓 넘은 나에게도 이런 축복이.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고생하는 아내를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지만

그만큼 우리 딸에게 잘해야지 하는 마음이 더 커진다.


그렇게 우리는 당장에 필요한 용품을 구입하고 행복 가득한 채 차에 몸을 싣고 집으로 향했다.


오늘도 엄마 아빠와 함께여서 행복했길.

사랑한다 우리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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