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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gantes Yang Oct 07. 2024

D-49, 우리 기쁨이 뭐 하나요

D-49

우리 기쁨이 뭐 하나요


50일 남았을 때쯤 우리 딸에게 노래를 불러주기로 했다.

그리고 어제가 50일.


우리 기쁨이 뭐 하나요~

엄마랑 뭐 했나요~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던 아내는 어이없다는 듯이 쳐다본다.


뭐 했긴 엄마랑 밥 먹고 종일 탱자탱자했지.

설마 그걸 노래라고 준비한 거야?


아내의 말은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우리 기쁨이 뭐 하나요~

맛있는 거 먹었나요~


계속되는 노래에 괴로워하는 아내는 그만하라고 한다

나는 아직 10절은 넘게 부를 수 있었는데...


노래를 부르니 반응을 보이던 기쁨이.

좋아서였을까. 반대였을까.


오늘 아침이면 가사며 멜로디며 잊을 것 같다던 아내.

그리고 까먹지 않기 위해서 하루종일 연습한 아빠.



[2024년 10월: 외출]


오늘은 학교에 일찍 간 김에 기쁨이를 생각하며

작곡을 하고 피아노를 치며 녹화를 했다.

아직 스케치 단계이지만 저녁에 돌아와 아내에게 들려줬다.


드뷔시의 달빛의 첫 두 화음에 영감을 받아 시작된 음악.

엄마도 기쁨이도 마음에 들어 하는 듯했다.


좋네. 완성해서 와.


할 일이 생겼다. 기쁘다


조만간 완성본을 들려주리라 결심하는 행복한 아빠.


사랑한다 우리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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