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회에 지휘 입시를 도와주실 교수님을 만나게 되었다. 너무나도 친구 같은 분이셨고 모든 게 처음이었던 나에게 최대한 인내심을 가지고 도와주셨다. 입시 지원부터, 독일 정착 관련해서도 많은 정보를 아낌없이 주셨다. 라이프 찌히에 계신 목사님과도 연락이 그렇게 닿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목사님과의 만남이 아니었다면 나의 유학길은 흐지부지하게 끝났을 수도 있겠구나 싶다.
독일 출국을 약 2,3개월 앞두고 있었다. 졸업 후 유학을 준비하면서부터 나는 늘 학교 연습실에서 살다시피 했다. 교수님 차를 타고서 집을 향하면서 조심스럽게 나의 유학에 대해서 얘기를 꺼냈다. 지난번과는 다르게 철저하게 준비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지금까지 어떻게 준비를 해왔는지 업데이트를 드리고 싶은 마음에 입을 열었다. 내년에(2008년 1월) 유학을 나가고자 지난번에 처음 말씀을 드린 이후로 어떻게 준비를 해왔는지 말씀을 차근차근 드렸다. 교수님께서는 지난번에 드렸던 유학 얘기를 기억 못 하시는 것 같았다. 제자가 스승에게 말도 없이 혼자 준비해 온 게 괘씸하셨던지 혼자서 알아서 해보라며 선을 그어 버리셨다. 따지고 싶지는 않았다. 오해가 있었다 해도 나는 나의 길을 가야 했기에, 독일에 가서 잘 정착하고 학교 생활을 시작하면 교수님께서도 좋게 봐주실 거라고 믿었다.
출국날이 다가오면서 어머니와의 다툼은 더욱더 잦아졌다. 부모 입장에서는 준비가 미흡해 보였던 아들이 답답하기만 했던 모양이다. 그때도 지금도 죄송한 마음뿐이다.
2008년 1월 17일, 출국날이 되었다.
'도피'로 시작된 나의 유학 준비가 드디어 '희망'과 '기대'로 가득하여 유학길에 오르게 되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