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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협 Jan 15. 2023

⛰️블랙야크 100대 명산⛰️설산 북한산에 다녀오다

100대 명산 #10/100

도선사 광장 주차장

원래 계획은 그동안 산을 다닐 수 없어서 이번 주는 천마산, 용문산을 가려했다. 하지만 갑자기 아버지가 아프셔서 토요일에 본가에 다녀오는 관계로 어제 잠이 들기 전에 아내와 의논해서 오늘은 서울 근교산중 유일하게 인증을 못 한 산인 북한산에 가자고 약속하고 잠이 들었다.

아침에 눈이 내린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이렇게 서울에 눈이 내린다. 어떻게 해야 하나? 그냥 집 앞의 산인 안산의 둘레길이나 돌아야겠다 하고 포기하고 각자 나름대로 나는 읽었던 책 <<작은 땅의 야수들>>의 리뷰를 적고 블로그 포스팅을 하는데 1시간쯤 내리던 눈이 멈춘다. 그렇다면 북한산을 갈 수도 있고 눈 내린 산을 맘껏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북한산은 항상 사람이 많아서 차도 많이 막히고 백운대 인증을 할 때도 줄을 엄청 서야 하는데 그 모든 기다림도 생략해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 백운대 최단 코스를 검색해 본다. 도선사 주차장부터 오르면 그리 어렵지 않게 오를 듯하다. 그럼 침대에서 빈둥거리고 있는 아내를 다그쳐서 무조건 준비하고 출발이다.

북한산 등산 정보

❄️ 출발 지점  : 도선광장(주차 대수 : 30대 , 주차비 : 무료)

❄️ 거리 : 4.0 km 

❄️ 소요시간 : 3시간 25분

❄️ 인증지 : 백운대 (해발 837m)

❄️ 난이도 : 많은 바위와 로프가 있어서 겨울에는 꼭 아이젠 필요

❄️ 등반코스 : 도선사 광장 주차장 ~ 하루재 (0.8km) ~ 백운대피소 (0.6km) ~ 백운대 구간(0.5km) ~ 도선사 광장 주차장(원점 복귀)

북한산 기본 정보


세계적으로 드문 도심 속의 자연공원인 북한산국립공원은 1983년 우리나라 15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면적은 76.922㎢로 우이령을 경계로 하여 북쪽으로는 도봉산 지역, 남쪽으로는 북한산 지역으로 나뉜다. 북한산국립공원은 화강암 지반이 침식되고 오랜 세월 풍화되면서 곳곳에 깎아지른 바위봉우리와 그 사이로 흘러내리는 아름다운 계곡들을 이루고 있다. 또한, 2,000년의 역사가 담긴 북한산성을 비롯한 수많은 역사, 문화유적과 100여 개의 사찰, 암자가 위치하여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함과 동시에 역사 문화 학습의 장이 되고 있다.(출처 : 북한산 국립공원 홈페이지)
도선사 광장 주차장

이전 오를 때는 사람들이 많이 오르던 9월 말이라서 이곳은 알지도 못하기도 했지만 주차장이 협소하여 아마도 이 주차장에는 차를 주차할 곳이 없었으리라. 오늘 아침 눈이 온 것이 좋은 것이기도 하고 나쁜 것이기도 한 것이다. 역시나 세상 일은 좋은 거만, 나쁜 거만 오지 않는다. 어떻게 받아들이냐 하는 주체인 나의 마음가짐이 중요함을 새삼 깨달으며 산행을 시작합니다.

출처 : 북한산 국립공원
하루재
하루재

눈이 내린 산은 세상 모두를 거의 모두 흰색으로 통일시켜 버려서 하루재라고 해서 특별한 모습은 없습니다. 아마도 하루재는 가을 단풍이 멋지게 드는 곳인 듯합니다. 여기까지 오르면 2km중 거의 800~900 미터는 온 것이니 거의 절반을 오른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북한산을 몇 번 올라보면서 느낀 바가 정말 "이 산은 돌이 많다"입니다. 거의 모든 계단도 돌계단입니다. 진정한 악산(바위산) 아닌가 싶습니다.

출처 : 북한산 국립공원
 인수암
인수암

하루재를 조금 지나니 인수암이 나오네요. 눈이 와 있기도 하고 늦게 출발했으니 구경보다는 일단 발길을 재촉하는데 인수암에서 있는 삽살개가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괜히 불렀다가 귀찮다는 듯 소리를 지릅니다. "미안하다. 삽살개야! 쉬어라"

조금 오르니 바위를 타고 오른 식물 줄기와 오늘 온 눈이 그려놓은 멋진 한 폭의 수채화 같은 바위도 만났습니다. 그리고 위쪽 중간에 있는 바위의 모습은 백호를 닮지 않았나요? 작은 땅의 야수들에서 호랑이 이야기를 읽은 직후라서 그런지 왠지 친근하게 다가오는 바위였습니다. 

북한산 설경

그동안 영상의 온도이다가 오늘 눈이 와서 그런지 계곡은 물이 녹아서 흐르고 그 위로 눈이 쌓이니 참 아름답고 좋은 물소리를 들으며 오르고 또 오릅니다.

백운산장
백운산장

1924년 내년이면 100년이 되는 산장입니다. 여기서 예전에는 국수도 팔고 결혼식도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네요. 우리나라 최초의 산장이라고 하니 역사적 의미도 큰 곳이라는 생각입니다. 우리는 내려오는 길에 이곳에서 쉬면서 아내는 시원한 맥주와 아구포를, 술을 먹지 않는 저는 건빵, 귤, 따뜻한 믹서 커피를 마시며 쉬었다가 내려왔습니다.

출처 : 북한산 국립공원
백운봉암문 초소
백운봉암문 초소

지난번 올랐던 때도 여기서 잠시 헤맸던 곳입니다. 이곳부터는 많은 곳에서 합류하여 복잡한 곳입니다. 그러면서도 이곳을 시작으로 이제는 거의 사족보행과 로프에 매달려 올라가야 하는 길입니다. 내려오는 사람이 있으면 올라가기도 힘든 그런 일방통행 비슷한 길입니다. 그런데 여기부터 펼쳐지는 상고대가 정말 예술입니다.

이 높은 곳에 정말 까만 고양이 한 마리가 새침하게 앉아서 등산객들을 맞이합니다.

드디어 정상, 백운대
백운대

지난번 오를 때는 여기까지 1시간 반가량 걸리기도 하고 또 백운대까지 오르려고 서있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아서 그냥 그 앞에서 백운대 국기봉이 보이는 곳에서 찍기만 하고 저렇게 인증사진을 남기지 못했는데 오늘은 정말 오랫동안 마음껏 사진과 추억을 남겼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사진을 찍어 주며 서로를 격려하고 칭찬하기도 합니다. 우리 뒷 젊은 친구들이 싱가포르 사람들이어서 같이 사진도 찍어주고 이야기도 하면서 한참을 즐기다가 내려왔습니다. 그 싱가포르 친구들은 백운산장에서 다시 만나서 귤, 커피, 따뜻한 물을 나눠주며 유튜브 영상에서만 접하던 K-아저씨가 되어 보기도 했습니다. 안 되는 영어지만 외국인들을 만나기만 하면 반갑고 이야기를 나누기를 좋아하는지 저 또한 저의 행동에 놀라곤 합니다.

오리바위

내려오는 길에 인스타 핫플인 오리바위에서 한컷을 남깁니다. 눈이 와서 미끄러질지도 몰라서 조심조심 올라갑니다. 저는 사실 산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요. 여전히 많은 겁을 가진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백운산장에서 이렇게 귀엽게 만들어 놓은 눈사람 오리 세 마리를 만났습니다.

회귀, 도선사 주차장

등산한 지 3시간 20분가량, 4시 40분경에 드디어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겨울 산행은 안전이 제일이라고 생각하고 산을 오르고 내린다. 그래서 만반의 준비로 아이젠, 스패츠, 등산화등을 잘 준비해서 온다. 겨울 산행은 장비빨이다. 오늘도 장비빨 덕에 상쾌하고 좋은 공기, 기분 좋은 시원함을 맛본 하루의 산행이었다.


북한산 등산로
출처 : 북한산 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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