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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망 Dec 28. 2021

육아 에피소드 8

8. 설렁탕

아홉살 첫째와 일곱살 둘째는 먹는 식성부터 성향이 참 다르고 잘 맞는다.


오늘 점심은 방학을 맞아 미리 냉장고에 쟁여둔 설렁탕 한팩을 꺼내어 데워 주었다.

한팩이면 셋이 한끼 충분히 먹기에 하나만 데우니 당연히 고기 양이 적었다.


나름 고루 배분했으나 하필 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첫째 그릇에 고기가 좀더 담겼다.


오늘도 역시 먹는데 별 관심 없는 첫째는 책을 보며 밥을 먹었다.

한입 먹고 책을 보고 또 한입 먹고 다시 책을 보며 밥을 먹었다.

고기를 좋아하는 둘째는

'나는 왜이렇게 고기가 없어' 라며 맛있게 설렁탕을 먹었다.

내가 중간중간 첫째 그릇의 고기를 둘째에게 옮겨 주었음에도 열심히 먹는 둘째 그릇에 이미 고기는 비었고, 첫째는 먹지를 않아 고기가 그대로 있었다.


그다음 잠깐의 찰나에 (언니가 한입 입에 넣고 열심히 책에 빠져 있는 사이)

둘째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언니 그릇의 고기를 큼 집어 먹었다


남의 것을 말도 없이 갖다 먹으면 안돼

라고 말해야 하지만 순간 나는 웃음이 터져 깔깔대고 웃고 말았다.

장난반 진심반 고기를 갖다 먹은 둘째도 킥킥대며 웃기 바빴다.

영문을 모른 첫째가 왜그렇게 둘이 웃냐며 물었다.


그것봐 밥먹는데 집중안하니까 그렇지. 라며 첫째도 주의를 주었고, 친구나 다른 사람한테는 절대 그러면 안된다고 둘째에게도 이야기해 주었다.

아이들이 크니 일명 흔한남매 같은 프로에서 보던일들이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제 나타나는가 싶다. 아이들로 인해 오늘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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