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사
지난 주말 시댁 제사를 다녀왔다.
저녁을 먹고나서 제사상을 준비하고 있는데 아홉살 첫째가 물었다.
'엄마 왜이렇게 음식을 많이 차려요'
'응 돌아가신 분들을 기억하기 위해서 제사음식을 준비하는 거란다' 믿지 않는 큰집 식구들 집이라 대충 그렇게 얘기했다. 그랬더니 평소 음식에 관심도 없고 밥먹는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첫째가 말했다.
'나 배부른데..'
밥을 진득 먹었는데 음식을 가득차려 또 먹어야 하는 줄 아는 첫째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말하는데 아직은 순수한 아홉살 아이를 보고 나는 웃음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2) 달고나
위드 코로나가 되면서 간만에 친척들과 저녁을 먹었다. 집으로 돌아와 오징어게임 덕에 다시 인기가 된 달고나를 꺼냈다.
조카들이 모두 2~30대 이다 보니 우리 아이들과 함께 동심으로 돌아가 재미있게 뽑기를 했다.
오빠 차례가 되어 설탕을 녹이는데 너무 오래 데워 설탕이 진갈색이 되어 버렸다.
지켜보던고모가 " 불 꺼 " 라고 말하자,
동생하고 열심히 달고나를 뽑던 첫째가 말했다.
"그럼 너무 깜깜할 텐데요;; "
고지식하고 융통성이라고는 제로에 가까운 우리 첫째 다운 생각이었다.
초등학생이라해도 아직은 순수한 어린 아이인것 같다.
고모와 나는 걱정말라며 빙그레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