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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망 Nov 12. 2021

육아 에피소드 5

5. 달리기

1학년 딸아이를 하원시키려고 학교앞에 가면 너나할것 없이 모든 아이들이 우르르 뛰어 나온다. 왜일까. 아이에게 묻자 다른 아이들이 뛰어서 자기도 뛰었다고 한다.

그런데 아닌것 같다. 아이들을 넓은 공간에 데리고 가면 누구랄것도 없이 마구 달려간다.

다른 친구들이 뛰어서일까. 무튼 다같이 한참을 뛰어간다.


첫째가 책을 읽다가 중전이 뭐하는 사람이냐 묻는다. 왕의 부인이고 궁궐에 살았다고 했다.

큰애는 왕비놀이를 하느라 한복을 차려입고 새침때기 표정을 지으며 공부하는 척을 한다. 그리고 궁궐은 얼마나 넓냐고 묻는다.

아마 학교의 100배쯤은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랬더니 둘째가 말했다.


'우와 그럼 나같으면.. '

나같으면 뭐? 하고 묻자


" 뛰어다니겠다 "


달리는게 원래 인간 본성이었나 싶다.

너무 좁은 집들에 살고 있어서 못뛰게 된건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그 넓은 땅이 있으면 실컷 뛸수있겠다는 둘째의 답이 웃프기도 하고 순수하기도 하고.

웃긴 이야기는 아니었으나 나의 얼굴에는 오늘도 딸덕분에 미소가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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