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강의를 할 때 첫 시간에 나는 말한다. 학습은 변화이므로, 강의실을 나갈 때 2시간 전 강의실을 들어올 때와는 다른 인지구조와 생각을 가지길 바란다고. 한 학기 동안 많은 이론을 만날 때, 과거의 생각인 이론을 자신만의 필터로 걸러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정작 나는 어떠한가. 나는 취향을 넘어 공적인 타당성을 확보한 ‘견해’라는 것을 가지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는다. 일상의 나는 내 견해를 갖는 것, 타인에게 견해를 말하는 것을 최대한 뭉뚱그린 채 겸손으로 합리화하며 살고 있다. 이러다 결국 내 견해를 갖는 방법을 잃어버릴 게 분명하다.
생각을 만났다. 삶에 대한 경험적 지식과 섬세하게 날이 선 인식이 정확한 단어로 명료히 표현된 문장이 제자리에 짜인 글이다. 각 문장이 제 자리에 정확하게 들어있고 불필요한 문장이라고는 없는 글. 그 명료한 인식과 견해 사이에 유머가 흐르는 글.
받아 적을 수밖에 없는 글이다. 모범생처럼 받아 적고 읽고 질문을 하고 웃고 친구에게 읽어주고 내 경험과도 하이파이브를 하다 다시 돌아온다. 올해는 짧고 명료하게 내 견해를 갖고 살고 싶다는 소망과 그럴 수 있는 용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