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막 그래서 - # 난 오십이 싫어!
오십이 왔다. 쉰이라니. 50이라니.
스물아홉에도 서른아홉에도 마흔아홉에도 상상해보지 못한 숫자.
50은 금단의 땅처럼 등 떠밀려서라도 들어서고 싶지 않은, 상상속에서도 결단코 지워버리고 싶은 공간이었다.
친구들은 '스물 아홉'의 서툰 아픔을 끝내버렸다고 '서른 아홉'의 치열한 삶을 이겨냈다고
'마흔 아홉'의 달뜬 미련을 놓아버렸다고 기뻐했지만 나는 경악했다.
나, 이제 여자는 끝났다.
가족과 일로부터의 해방, 팍팍한 삶의 구속에서 벗어나 농밀한 자유를 은밀하게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나이라고
그녀들은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 진심이 못내 궁금했다. 정말 오십은 안락한 자유일까?
삶은 폭풍처럼 나이를 덤태기 씌우며 나에게 오십을 선물했다.
결코 매력적이지 못한 숫자앞에 주눅들지 않으려고 웃기 시작했다.
화장이 스며들지 않는 피부에 공을 들이고 들어가지 않는 아랫배로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오십줄에 들어선 중년여성의 시들시들한 감성을 들킬까봐 애써 어깨를 곧추세운다.
그래서 작정한다. 기꺼이 껴안기로 말이다.
여자나이 오십.
남편은 직장에 가고 회식에 가고. 딸은 대학에 가고 데이트에 가고. 아들은 군에 가고 축구하러 가고
여자에게는 50이 남았다.
여자나이 오십은 어디로 가는가? 이제 그 공감의 여정을 만나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