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고자 하는 이유를 알자

존재의 미미함

by 오순


의자 등받이 모서리

주방 수납장 위 빈 공간

장롱과 천정 사이

높은 꼭대기에 오르기를 좋아하는 하얌이

자기 몸이 작아서 높은 곳에 올라가 내려다보는 것일까.

자신의 미미함을 알고 있는 것일까.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나무에 올라가고 산꼭대기에 오른다.

타워에 올라가 시가지를 내려다본다.

올라갈 수 있다면 가장 높은 곳에 오른다.

사람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원한다.

끊임없이 경쟁자를 물리치고 자신이 먼저 올라가고자 한다.

올라가고 보면 또 다른 더 높은 곳이 있다.

올라간 만족감보다 자신의 미미함이 더 크게 느껴진다.

오르는 게 목적이 되면 수많은 오르기의 노예가 된다.

오르고자 하는 이유를 알면 만족이 있고 멈출 수가 있다.

멈춤이 있어야 자신으로 내려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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