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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제이 Aug 29. 2021

러닝 42일 차

3주 만의 달리기

핑계 대며 안 뛴 날이

무려 3주가 흘렀다.

오늘도 뛸 생각은 없었다.

마음은 원이로되 몸은 계속 거부하는 상태.


집에만 있자니 따분하고 답답하다.

청소기로 집 단장 후

휘적휘적 한강으로 향했다.

맑은 공기나 쐴 생각으로


가을이 오긴 했는데

습도가 높아 몸이 가라앉는다.

그래도 탁 트인 한강과

넓은 하늘 보며 걸으니 기분은 좋네.


러닝 코스를 휘적휘적 걷자니

슬슬 시동이 걸린다.


‘저기 반환점 부근부터 뛰어보는 건 어때?

산책 나온 거니깐 뛰다가 힘들면 걸으면 되잖아.’


‘러닝 준비도 안 하고 나왔는데 어떻게 뛰어?

우산 들고 뛰면 웃기지 않겠어?’


내적 갈등이 심해질 때 즈음

에라 모르겠다. 일단 뛰고 보자.

한 손엔 스마트폰

한 손엔 우산을 든 채로

첫 발을 내디뎠다.


백 미터쯤 달렸을까.

머리에서 무언가가 나와

어깨로 등줄기로 지나간다.

삼 주간 멈추었던 몸에게

뇌가 다시 움직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건가.


다시 힘차게 뛰는 심장과

온몸에 땀이 흐르는데

기분이 좋다.

구부정했던 등과 어깨도 펴지고

땅을 내딛는 다리에도 힘이 생긴다.

그래 이 맛에 뛰는 거지.


3킬로의 짧은 달리기로

오늘 에너지를 완충한 기분이다.

오후부터 저녁까지 업무도 파이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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