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첫 러닝
9월의 첫 러닝이라니.
시간은 참 빠르고 몸은 참 느리구나.
몸이란 게 방향성이 확실해서
누워있고 앉아있는 쪽으로 화살표를 두면
내내 그쪽으로만 가려고 한다.
그동안 잘 먹은 건 좋은데
움직이질 않았더니 배둘레햄이 늘어버렸다.
몸에 잘 맞던 반바지가 낀다.
허리가 조여서 숨이 잘 안 쉬어진다. 이럴 수가.
달리자. 달리는 쪽으로 화살표를 바꿔보자, 몸아.
한 달만인데도 뛸만한 건
저녁으로 먹은 낙지와 전복이
부스터 역할을 해주었기 때문일까.
날도 선선하고 산책객도 드물다. 뛰기 딱 좋네.
간간이 사람 없는 노 마스크 구간도 있어서
숨 쉬기가 편하다.
지인이 빌려준 러닝 벨트를 처음 사용해봤다.
손이나 팔에 스마트폰이 없으니
팔 동작이 편해진다.
하지만 여름엔 땀이 차서 어려울 듯.
너무 오랜만에 뛴다고 흥분한 나머지
핏빗 차고 나오는 걸 잊었다.
평소 뛰던 거리 5킬로를
30분 걸려 완주했으니
대략 6분 대인 건가.
마지막 짧은 경사로 구간을
빠른 속도로 달려본다.
오 달리니까 달려지네. 신기하다.
흠뻑 땀에 젖어 집으로 가는 길.
깊은숨으로 몸속 피로를 풀어본다.
그간 짧은 흉식호흡만 하던 폐가
깊은 복식호흡으로 간만에 제 기능을 하는 듯.
앞으로도 조금만 부지런히
달리는 방향으로 몸을 바꿔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