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만의 달리기
핑계 대며 안 뛴 날이
무려 3주가 흘렀다.
오늘도 뛸 생각은 없었다.
마음은 원이로되 몸은 계속 거부하는 상태.
집에만 있자니 따분하고 답답하다.
청소기로 집 단장 후
휘적휘적 한강으로 향했다.
맑은 공기나 쐴 생각으로
가을이 오긴 했는데
습도가 높아 몸이 가라앉는다.
그래도 탁 트인 한강과
넓은 하늘 보며 걸으니 기분은 좋네.
러닝 코스를 휘적휘적 걷자니
슬슬 시동이 걸린다.
‘저기 반환점 부근부터 뛰어보는 건 어때?
산책 나온 거니깐 뛰다가 힘들면 걸으면 되잖아.’
‘러닝 준비도 안 하고 나왔는데 어떻게 뛰어?
우산 들고 뛰면 웃기지 않겠어?’
내적 갈등이 심해질 때 즈음
에라 모르겠다. 일단 뛰고 보자.
한 손엔 스마트폰
한 손엔 우산을 든 채로
첫 발을 내디뎠다.
백 미터쯤 달렸을까.
머리에서 무언가가 나와
어깨로 등줄기로 지나간다.
삼 주간 멈추었던 몸에게
뇌가 다시 움직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건가.
다시 힘차게 뛰는 심장과
온몸에 땀이 흐르는데
기분이 좋다.
구부정했던 등과 어깨도 펴지고
땅을 내딛는 다리에도 힘이 생긴다.
그래 이 맛에 뛰는 거지.
3킬로의 짧은 달리기로
오늘 에너지를 완충한 기분이다.
오후부터 저녁까지 업무도 파이팅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