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 써본 제이의 마감일기
어제 땡스북스에서 구입한 책 [마감일기]
8명의 프로 마감러들 이야기다.
[모든 요일의 기록]을 재밌게 읽었는데
저자 김민철씨가 썼다기에 구입했다.
정확히는 1/8의 지분을 갖고 쓴 책.
편집자에게 보내는 편지처럼 쓴 이도 있고
자신의 일생을 마감이라는 단어로 에세이를 쓴 이도 있고
[마감일기]를 쓰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자신의 사연을 쓴 이도 있다.
마감 공포에 시달리는 꿈과 고뇌하는 편집자의 삶을 단편소설처럼 쓴 이도 있다.
그야말로 마감에 시달리는 작가 8명의 다양한 형식의 '마감일기'를 본 셈이다.
개인적으로는 김민철님이 쓴 '마감근육'이 가장 마음에 든다.
광고회사 크리에이터답게
군더더기 없고 사실적인 글이 좋다.
문장 속에 들어있는 위트도 즐겁다.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평소 호흡을 읽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우리에게 '마감 근육'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마감 근육은 마감 기한까지 밤을 새워서 달릴 수 있는 말 다리 같은 근육을 일컫는 것이 아니다. 그 근육은 일상을 무너뜨리지 않고 마감을 해내도록 만드는 근육. 쉽사리 "오늘은 야근하지, 뭐"라고 말하지 않도록 돕는 근육. 어렵사리 잡은 약속을 일 핑계로 취소하지 않고, 사생활을 지키면서 할 일을 해내도록 만드는 근육이다. [마감 일기 17쪽]
회사원 김민철, 작가 김민철 , 아내 김민철
이 모든 역할을 균형 있게 감당할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올까.
그녀는 '메모와 리스트 만들기'가 자신의 필살기라고 귀띔해 준다.
영감 비슷한 것만 떠올라도 무조건 메모하는 습관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 할 일을 한 일로 지워나가는 습관
누구나 알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단순한 2가지
그게 그녀 삶의 바퀴를 모나지 않고 동그랗게 만들어
앞으로 굴러가게 해주는 거였다.
책을 읽다가 나도 나만의 '마감일기'를 써 본다. :D
작가지망생인 나는 '글 마감'이 없다.
매달 매거진에 기고하는 글이 하나 있긴 하나
8명의 작가처럼 크게 부담스러운 마감이 아니다.
해서 스스로 만든
(누가 읽어줄지 모르는) 브런치에 매일 글쓰기 마감.
이게 처음엔 글을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에
고치고 이어 붙이고를 열심히 했더랬다.
헌데
매일 글을 써야 하니
잘 쓴 글 하나를 만드는 게 목표가 아니라(글쓰기에만 집중할 수 없으므로)
매일 글 하나 완성하기가 목표가 됐다.(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글쓰기를 해야 하니까)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글쓰기에 대한 막연한 부담감 내려놓기를 연습하게 된다.
흰 바탕 화면에 커서가 반짝거리면
영감도 함께 반짝거리면 좋지만
대부분은 머리도 하얀 상태다.
그래도 뭐라도 써야 마감을 하니까
쓰다 보면 영감 비슷한 게 나오는 걸 배우고 있다.
'구린 초고라도 써라. 빈 페이지를 편집할 순 없으니까.'
이 말을 떠올리면서
컨셉진에서 진행하는 100일 글쓰기 챌린지에 가입해서
'함께 글쓰기' 인증을 통해 포기하지 않고 쓰는 일은
2020년 잘한 일 중 하나다.
혼자 했다면
'그까이꺼 오늘 안 쓰면 내일 쓰지 뭐' 했을지도 모른다.
그럼 영원히 안 쓰는 사람으로 후회하고 있을 테고...
스스로 게으른 성품을 알고 있어서 참 다행이다.
'짧은 생각을 짧은 글쓰기로'
이 습관을 매일 마감 글쓰기로 단련하다 보면
'좋은 생각을 멋진 글쓰기로'도 가능한 날이 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