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작가를 위한 책 쓰기의 모든 것
‘책 한번 내봅시다’도 아니고 ‘책 한번 써봅시다’라고 제목을 붙였을 땐. 출판 기술이 아닌 글쓰기에 대해 초점을 맞췄을 거란 짐작을 하게 된다. 부제로 붙인 ‘예비작가를 위한 책 쓰기의 모든 것’에서 이 책의 목적은 보다 명확해졌다. 지금 내게 필요한 책이다. 주문하자. 읽자.
글은 히키타 사토시의 [즐거운 자전거 생활]을 언급하면서 시작된다. 저자가 초심자가 자전거를 즐기게 되는 사회를 상상하듯 책이 중심에 있는 사회를 상상하는 장강명작가.
내가 상상하는 책 중심 사회는 책이 의사소통의 핵심 매체가 되는 사회다. 많은 저자들이 ‘지금, 여기’의 문제에 대해 책을 쓰고, 사람들이 그걸 읽고, 그 책의 의견을 보완하거나 거기에 반박하기 위해 다시 책을 쓰는 사회다. 이 사회에서는 포털 뉴스 댓글창, 국민청원 게시판, 트위터, 나무위키가 아니라 책을 통해 의견을 나눈다. 이 사회는 생각이 퍼지는 속도보다 생각의 깊이와 질을 따진다.
[책 한번 써봅시다] 14쪽
그가 꿈꾸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이 책을 쓰게 됐다는 말이겠지. 꼼꼼함과 주장하는 바가 명확하다. 기자출신 답다.
대학에서 작가 지망생을 가르치듯, 알기 쉽게 풀어쓴 삶의 이야기들, 책과 인터뷰를 통해 얻은 글쓰기 관련 정보들. 담백한 필체로 써 내려간 책을 읽으면서 “나도, 책 한번 써볼까?” 자연스레 용기 내본다.
전업 작가로 일 년에 2천 시간 이상을 글쓰기에 투자하고 소설, 논픽션, 에세이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낸 성실한 작가 장강명. 나는 그를 팟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와 TvN [책 읽어드립니다]을 통해 알게 됐다. 내가 듣고 본 그는 내향적인 듯 보이지만 자신의 관점을 주장할 때는 거침이 없는 사람이었다. 책에서도 그런 말투가 느껴진다. 웃음기 뺀 담백한 말투. 꼭 하고픈 말을 조리 있게 쓴 글.
일 년에 2천 시간을 글쓰기에 투자한다고 모두 그와 같이 글을 잘 쓰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출판하긴 어렵다. 같은 현상을 보되 문제의식을 갖고 보기. 그것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발전시키기. 관점을 뒷받침해 줄 자료 조사하기. 매끈한 글쓰기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 이 모든 게 더해져서 작가 장강명이 만들어진 거라 생각한다.
예비작가란 말도 왠지 부끄러운 내게. 에세이, 평론에 대한 그의 글은 많은 도움이 됐다. 언젠간 오늘 읽은 내용들이 글로 풀어질 날이 오겠지.
글 읽기와 글 쓰기는 전혀 다른 종목 같다. 읽을 땐 이해가 되고 그렇게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막상 써보면 허접하기 이를 데가 없다. 자전거 타기를 처음 배우고 라이딩을 즐기기까지 여러 단계가 있듯. 글쓰기도 비슷한 면이 있다. 글쓰기가 즐거워질 날이 올 때까지 무리하지 않고, 나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써보자. 그러다 보면. 나중에 작가님을 만나, 그때 작가님 책이 큰 도움이 됐다고 인사할 날도 오겠지?: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