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우리 몸은 영혼이 담긴 집인가요?
명인성의 말에 하철상은 깜짝 놀랐다.
“영혼이요?
정말 오래간만에 듣네요.
영혼이란 말을 들으면, 저는 꼭 깨진 고려청자를 만지는 기분이 들어요.
저는 영혼 대신 인간의 존엄성이라고 불러요.
존엄은 우리가 합의해서 헌법에 적은 말이기도 하고요.”
명인성은 학교에서 인간이 존엄하다고 배웠다.
물론 믿진 않았다.
인간이 인간이란 이유로 존엄하다면,
그깟 성적 때문에 사람을 차별하진 않았을 테니까.
명인성에게 인간의 존엄성이란 명품 아파트라고 선전하는 낡은 빌라의 홍보전단지 같았다.
인성 씨 생각엔 몸과 영혼 그리고
몸과 존엄성 사이에 어떤 차이점이 있는 것 같나요?
명인성은 자신이 말했던 ‘몸은 영혼의 집’이란 문장을 따져보았다.
몸이 영혼의 집이라면 영혼은 언제든지 몸을 떠날 수 있다.
이것은 영혼과 몸이 분리되어 각자 움직일 수 있단 뜻이다.
반면, 몸과 존엄성은 분리될 수 없다.
인간의 존엄성은 정신과 몸이 한 사람의 존재 전체에 깃들어 있다.
“어때요?
명인성 씨 몸에 영혼이나 존엄한 무엇이 있나요?”
하철상은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무작정 갖다 붙이지 않았다.
당신이 사랑받는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명인성은 침묵했다.
영원 같은 순간이 지나갔다.
잘 모르겠어요.
저는, 그냥,
다른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