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감정

by life barista

박금배 앞에 100개의 모니터가 있다.

몸은 하나지만 백 개의 눈을 가진 괴물 아르거스를 본떠 만든 감시용 시스템이다.

모니터에는 나노 송과선을 탑재한 주요 인사들의 기억이 재생되고 있다.

양자컴퓨터는 원하는 시간에 맞춰 기억을 출력할 수도 있다.

이것은 벤담이 설계한 판옵티콘의 AI 버전이다.


박금배는 사고가 났던 밤에

배기각, 그의 아내, 골프채, 김소연, 자율주행 트럭을

시간대별로 천천히 그리고 여러 번 돌려봤다.

모니터 속 장면은 변하지 않았지만,

그걸 바라보는 그의 시선과 표정은 차츰 변했다.


순수한 인간의 뇌를 가진 박금배에게

이 상황은 복잡한 감정을 만들었다.

그는 뭐라 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인 채

쓴 웃음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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