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혐오 사건이 충분히 쌓이자,
인간들은 자신이 인간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부끄러워했다.
싹싹하고 똑 부러지는 AI 사피엔스가 정치까지하면
얼마나 깨끗하고 야무진 정치를 할지 기대하는 사람들이 급격하게 늘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등투표권을 골자로 하는 헌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사람이 49.5%,
찬성하는 사람이 49.5%로 같았다.
잘 모르겠다고 한 1% 사람의 속을
누가 알겠냐만,
이들의 결심에 따라 AI 사피엔스가 일반인으로부터 표를 사들여
국가 정책을 좌우할 날이 열릴 수도 있다.
헌법 개정을 위한 국민투표 후 치러진 대선 결과는 참민당의 참패였다.
대중은 예상대로 움직였다.
헌법 개정안이 신국당의 안대로 통과되자,
참민당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조차 AI 사피엔스에게 자신의 표를 팔았다.
헌법 개정에서 패한 참민당 지지자들은,
자신들이 인문희 후보를 찍으면 그 표는 모두 사표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들은 이왕 이렇게 된 거
돈이라도 챙겨야겠다며 대거 박금배로 돌아섰다.
결국 대선 결과는 미래신국당의 압승이었다.
미래신국당 박금배 후보 92%,
참여민주당 인문희 후보 8%.
제31대 대통령으로 박금배가 당선되었다.
대선 2년 후 치러진 총선에선 배기각이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
모두 AI 사피엔스에 팔린 차등투표권 덕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