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부인상

by life barista

명인성은 배기각 아내의 장례식을 찾았다.

국회의원 부인상답게 조문객과 조화가 많았다.

조화를 보낸 사람 중에는 대통령도 있었다.

저녁에 대통령 비서실장이 조문할 예정이라는 기자들의 이야기가 들린다.


명인성이 빈소에 들어가자마자,

배기각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일어나 인사할 준비를 한다.

명인성은 고인에게 절을 올린다.

잠시 서서 영정을 바라본다.

그는 좀 전에 다녀온 빈소에서 김소연의 영정도 똑같은 눈으로 보고 왔다.


영정 속 두 사람이 가족처럼 닮았다는 생각에 이르자,

갑자기 감정이 복받친다.


그를 깨우듯,

배기각이 헛기침을 크게 한다.


두 사람이 어색하게 맞절을 한다.

일어난 명인성이 배기각 앞으로 다가간다.


명인성은 얼마 전,

누군가로부터 배기각의 범행이 찍힌 동영상을 받았다.

그의 시선에선 피비린내가 났다.


놀란 배기각의 눈동자가 처음엔 떨리다가,

이내 침착하게 응수한다.


영원 같은 시간이 몇 초 흐른다.

불안을 느낀 배기각이 그 시간을 참지 못하고 먼저 말을 꺼낸다.

“인성아, 뒤에 손님들이 기다리시네.”


명인성이 최대한 감정을 억누르며 말한다.


“지금, 손님 걱정할 때가 아닌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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