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깟 몸뚱이

by life barista

당시 사고가 난 화력발전소 컨베이어 벨트에는 위험 감지 센서가 없었어요.

안전 헬멧과 방진 마스크도 직원들이 자기 돈으로 샀으니까,

회사가 그런 비싼 장치를 설치했을 리 없죠.


현장에는 석탄 가루가 잔뜩 날리고,

조명은 죄다 어두워서 낮에도 앞이 잘 안 보였어요.

작은 손전등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데,

밤엔 그나마도 소용없죠.

김 군은 주로 야간 근무를 했어요.

혼자서요.


잘못하면 컨베이어 벨트에 빨려 들어갈 수 있으니까,

2인 1조로 작업해야 한다는 근무 원칙이 있긴 하죠.


딱 견적 나오죠?


인건비가 아까워서 비정규직 하청 직원을 야간에 계속 쓴 거예요.


기계 팔다리 어떠냐고 하셨죠?

우린 이미 기계 아닌가요? 기계처럼 일하잖아요.

차라리 로봇 몸이면 저렇게 뼈도 못 추리고 죽진 않았겠죠.


게다가 기계 몸이면 정규직으로 전환도 되고, 정년퇴직도 없다니 저 같은 사람에겐 좋은 기회죠.

돈 못 벌면 남편 노릇, 아빠 노릇도 못하는 세상이잖아요.


이깟 몸뚱이가 대숩니까? 돈 벌어주는 로봇 팔다리가 장땡이죠!

안전하니까 나라에서 허가도 내주고 의사도 수술하는 거겠죠?

이빨 임플란트처럼 쉽고 간단하다고

요즘 광고도 많이 하더라고요.

저는 임플란트 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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